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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inda Fredriksson - Juniper (We Jazz, 2021)

핀란드 색소폰 연주자 Linda Fredriksson의 앨범. 2010년대 초부터 재즈, 펑크, 민속 음악 등을 결합한 독특한 에너지로 주목을 받은 트리오 Mopo를 기억한다면 린다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Sirpanaam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연주 및 작곡 실력을 이미 인정받은 바 있으며 알토와 바리톤 등을 비롯해 클라리넷, 피아노, 기타, 신서사이저, 보컬 등에서도 재능을 발휘하는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린다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첫 타이틀로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과는 다른 차분하면서도 자기 성찰적인 내면의 사색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녹음에는 신서사이저/피아노 Tuomo Prättäl , 드럼 Olavi Louhivuori, 베이스/이펙트 Mikael Saastamoinen, 신서사이저 Minna Koivisto 등이 참여하고 있고 일부 트랙에서 피아노 Matti Bye, 프로그래밍 Joonas Saikkonen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와 같은 라인-업으로 전자 악기나 일렉트로닉의 사운드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쿠스틱 연주 악기 중심의 구성과 진행을 보여주고 있으며, 신서사이저와 효과들이 연출하는 다양한 배음과 공간적 이미지는 기존의 고전적인 재즈의 양식과는 다른 린다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체적인 진행은 린다의 색소폰을 비롯해 기타 등과 같은 악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그 공간적 비중에 있어서나 라인의 구성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녀의 연주는 오버더빙이나 더블링 등을 통해 다양한 공간적 위상을 점유하는가 하면 시종일관 곡 전체의 플로우를 이끌어가는 핵심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드럼과 베이스 등은 고전적인 재즈의 인터랙티브 한 연관을 보인다기보다 기능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신서사이저나 일렉트로닉의 개입을 훨씬 더 구조적으로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개방한다고 볼 수도 있다. 린다를 제외한 나머지 파트가 기능적으로 작용한다고 해서 개별 연주의 능동성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솔로와 임프로바이징의 흐름에 따른 세밀한 뉘앙스에 밀착하며 곡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때문에 의도 혹은 의지를 넘어선 과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내밀한 표현을 완성하면서 가장 적절한 균형을 만들어낸다. 곡마다 다른 장소와 작업 환경에서 녹음과 작업이 이루어진 탓에 각기 서로 다른 공간적 리버브가 느껴지지만, 한편에서는 개별 트랙의 분위기와 특징을 반영한다는 인상도 주고 있어 그리 거슬리지는 않는다.

 

2021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