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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Ludvig Cimbrelius - Dreaming The Night Sky (Eternell, 2018)


스웨덴 출신의 뮤지션 루드빅 심브렐리우스의 신보. 루드빅은 Eternell 레이블을 만들고 Alveol, Purl, Surr, Ziyal, Illuvia, Rust, Xpire 등의 앨범들을 발매했는데, 이들 모두 루드빅이 자기 분열한 활동명들이다. 2010년대 초부터 시작된 그의 음악들은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앰비언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화를 이루어 덥 테크노 계열의 Rust나 Alveol, 메디테이션 취향의 Surr나 Purl, 드럼 앤 베이스의 지향을 지닌 Ziyal 등의 대략적인 개요를 거치며 더 세부적으로 나뉘게 된다. 이처럼 각각의 프로젝트는 누구와 함께 협업했는지 혹은 어떻게 작업했는지 등에 따라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명확한 구분선을 긋기에는 모호한 지점들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나마 명상적인 분위기에서 사운드 앰비언스를 강조하며 비교적 루드빅 자신의 최근 음악 활동의 중심점을 이루고 있는 것이 Eternell로 전체적인 분위기에 있어서는 이번 앨범과 가장 유사하다. 이번 앨범 역시 루드빅의 기존 작업들과의 관련성은 분명하다. 다만 피아노 혹은 전자 기타로 이루어진 즉흥 연주를 중심 삼아 그 라인에 따라 앰비언스의 디테일을 구성하는 작업 방식에서는 이번 앨범만의 고유성을 발견할 수 있다. 즉흥 연주는 음악적 테마에 따른 진행이라기보다 마치 이미지를 자유롭게 묘사하는 듯한 추상적인 크로키들을 이어가는 방식들이다. 하나의 연주 위에 다른 연주를 레이어링 하거나 전자 음향을 입혀 곡을 완성하고 있어 마치 의식의 자유로운 흐름이나 내면의 굴곡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 자신의 다른 작업들에 비해 비교적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4개의 트랙들은 10~30분에 이르는 긴 호흡의 연주들이 담겨 있는데, the Night Sky와 the Heart라는 두 개의 모티브를 활용한 몽환적인 사운드의 연출과 묘사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자신의 음악들에 비해 비교적 선명한 라인이 존재하고 어쿠스틱한 느낌에 근접하도록 신경 쓴 흔적들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루드빅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어쩌면 이 역시 또 다른 자기분열의 출발점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2018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