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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ds Klindt Poulsen - Øjeblikke (self-released, 2022)

덴마크 피아니스트 Mads Klindt Poulsen의 앨범. 2-3년 전부터 싱글 몇 편을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것 외에는 특별히 알려진 이력은 없다. 음악 교육을 받았고 전업 뮤지션이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교회나 학교 등에서 강사 활동에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으로 이번 녹음이 마스의 첫 앨범으로, 여기에 담긴 작업은 그의 섬세한 음악적 감수성을 엿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녹음에는 키보드 Palle Hjorth, 기타 Anna Roemer, 트럼펫 Mads la Cour, 보컬 Laura Thorhauge Dam, 하모니카 Jacob Venndt 등 현지에서 주목받는 젊은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는 마치 마스를 위해 모두 다 발 벗고 나서서 완성한 라인-업이라는 인상을 주기까지 한다. 마스가 표현하는 서정은 단순한 아름다움이나 낭만과는 거리가 먼 대신 일상의 여러 ‘순간'에 깃든 감정을 포착해 음악으로 표현한 것과도 같은 느낌을 전달하는데, ‘작별', ‘불안', ‘끝' 등과 같은 제목에서 생활의 우울감이 녹아든 것을 짐작할 수 있으며, ‘안개', ‘눈', ‘잎' 등은 주변의 사물에 자신의 정서를 반영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서정은, 흔히 말하는 북유럽 재즈 특유의 감성적 표현을 통해 이번 앨범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하게 된다. 냉랭하면서 관조적이지만, 온화함과 일상을 향한 애정이 깃든 듯한 표현은 솔로를 포함한 듀엣 혹은 트리오 등의 연주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마스는 곡의 성격에 따랄 각기 다른 편성을 통해 연주를 진행하는데, 파트너 상대의 악기에 따른 느낌의 차이만 강조될 뿐, 포맷의 특성이나 공간적 활용에서 차이가 있다는 느낌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마치 잘 정돈된 앙상블의 규범적 활용에 충실하며, 각각의 라인이 명료하게 부각되는 방식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어, 멜로디와 대위적 구성을 통한 메시지의 전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유로운 템포의 진행은 이와 같은 멜로디와 프레이즈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도록 배려한 느낌이 들 만큼 무척 섬세하면서도 신중하여, 일관된 정서적 흐름이 다양한 악기의 색으로 표현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너무나도 명료해서 자칫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음악적인 내용을 여러 악기와의 공간 공유를 통해 해소한 점은 확실히 현명한 접근이며, 이와 같은 사운드의 변화에도 과장하지 않은 진솔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귀 기울이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다. 이번 앨범만으로 이후에 마스가 어떤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와 같은 스텐스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음악적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반복해서 듣게 되는,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앨범이다.

 

202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