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자음악가 Martin Stürtzer의 앨범. 마틴은 2000년대 중반부터 Phelios라는 활동명으로 다크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들을 선보였으며, 2010년도에 들어서 Christian Stritzel와 함께 Sphäre Sechs 듀오를 통해 한층 더 무게감 있는 일렉트로닉을 제작한다. 최근 들어 자신의 이름으로 다수의 작업들을 연이어 발표하게 되는데, 이 앨범들은 다양한 신서사이저 특유의 사운드와 효과에 집중하는 한편 고전적인 독일 전자음악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 그의 음악에 익숙한 청자에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앨범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적으로 복각된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나 여러 주변 장치를 이용해 발생한 소리를 오디오 혹은 미디 인터페이스를 통해 에이블톤 라이브에 디렉트로 전달해 라이브 뷰에서 녹음하고, 이를 어레인지먼트 뷰에서 오토메이션이나 이펙트를 조절하거나 사운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녹음을 진행한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음악은 라이브 시퀀싱과 기존 스튜디오 녹음의 특징들을 고루 포함하고 있어, 한편에서는 즉흥적인 플로우나 빌드-업이 진행되는가 하면 그 이면에서는 정교한 사운드의 셋업이 눈에 띄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비트의 사용을 제한하면서도 스텝 시퀀싱으로 완성된 여러 레이어의 사운드가 중첩을 이루고 있어 고전적인 일렉트로닉 특유의 감각적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베를린 스쿨의 고전적인 사운드의 조합은 물론 때로는 초기 크라우트-록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모던하고 사이키델릭 한 앰비언트를 연출하고 있어 묘한 이중적인 매력을 지닌 음악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중적인 매력과 더불어 교과서적인 엄밀함까지 지닌 앨범이다.
20210520
related with Martin Stürtzer as Sphäre Sec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