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색소폰 연주자 Mathieu Robert와 이탈리아령 사르데냐 출신 피아니스트 Mario Ganau의 듀엣 앨범. 마티외와 마리오는 2010년대 초부터 다양한 방식의 음악적 교류를 이어오며 재즈의 정통적인 언어에서부터 자유로운 임프로바이징에 이르는 표현은 물론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모색한다. Prima Scena (2018)는 둘의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거둔 소중한 결실이며, 신중한 인터플레이를 바탕으로 섬세한 사운드의 공간을 완성한 인상적인 예로 기억된다. 이번 녹음에서는 자신들의 창작 대신 Federico Mompou의 Música Callada (1959-67)를 직접 인용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작에서 보여준 다양한 특징들을 더욱 극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몸포우의 오리지널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마티외와 마리오는 이를 독특한 방식으로 해체하고 자신들의 공간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하는데, 단순한 재해석과 연주를 위한 과정으로 이를 인식하지 않고 현대적인 음악적 이미지를 완성하는 일련의 음악적 갱신을 시도하는 듯한 다양한 접근을 보여준다. 원작은 임프로바이징을 위한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음악적 창의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도 하면서, 새로운 하모니를 구성하려는 두 연주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이미지로 완성된다. 둘의 연주는 잿빛의 우울한 풍경을 배경으로 다분히 사적인 대화처럼 이어지는데, 순간에 햇살처럼 빛나는 서정은 물론 격한 감정의 표출과 이를 포용하는 반응 등, 통찰력 있는 직관에 의지하면서도 깊은 공감을 바탕에 둔 연주는 인상적인 일체감과 몰입을 제공한다. 이번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혀 다른 장르적 언어로 이루어진 네 편의 “Intermezzo”인데, 일렉트로닉에 바탕을 둔 앰비언트적 표현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양식과 질감의 사운드를 조합하여 앨범 전체의 진행에서 전혀 의외의 개입을 통한 신선함을 경험하게 한다. 물론 이와 같은 요소들은 여러 트랙에서 부분적으로 활용되면서 자연스러운 듀오의 공간적 확장을 이루기도 하는데, 그 방식이 매우 구체적이고 정교하여 이후에도 이러한 작업이 이어졌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무엇보다 듣는 사람에게 상상의 여백을 개방해둔 심미적인 여유가 큰 매력으로 전해지는 앨범이다.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