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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ts Eilertsen Trio – Sails Set (Hubro, 2013)


노르웨이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마츠 아일에르스텐의 2013년 앨범. 아일에르스텐은 다들 아시듯 토르드 구스타브센의 앨범에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앨범들은 구스타브센에 비해 질감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준다. 확실히 그만의 음악적 색깔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Harmen Fraanje (피아노), Thomas Strønen (드럼)과 함께 녹음한 두 번째 앨범으로, 전작 Elegy (2010)와는 조금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앨범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유럽 특유의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다소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각각의 악기가 점유하는 공간 영역이 전에 비해 넓을 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응집력 보다는 내적 교감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각자에게 부여된 자율적 공간에 음악적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사운드의 조화를 완성시켜가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그렇다고 과도하거나 자극적인 임프로바이징이 난무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진행에 대해 축약적이고 신중한 반응을 더해가는 모습은 마치 조용한 움직임으로 합을 이어가는 동양무술의 한 장면(쿨럭.. 개소리 또 시작 -,.-)을 보는 듯 하다. 음악의 진행에 따라 각자의 공간이 확장되고 위축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이 앨범을 듣는 재미의 하나. 또한 내적 다이나믹이 단순한 힘이 아니라 고요한 긴장을 통해 발산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 또한 이 앨범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 녹음 탓인지, 마스터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평면적이고 다소 좁게 형성되는 사운드 스크린은 유일한 불만.

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