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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tt Ridley - The Antidote (Ubuntu, 2021)

영국 재즈 베이스 연주자 Matt Ridley의 퀸텟 앨범. 대학에서 재즈를 전공했고 이후 클래식 더블 베이스로 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부터 Darius Brubeck 쿼텟의 멤버로 활동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2013년 이후 자신의 쿼텟을 결성해 밴드 리더로서의 커리어도 축적하며 이후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은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녹음은 지난 작업들과 달리 퀸텟으로 진행되었는데, 전작들에서 라인을 이끌었던 Jason Yarde 대신 색소폰 Alex Hitchcock와 기타 Ant Law를 전면에 배치하고 피아노/키보드 Tom Hewson, 드럼 Marc Michel 등과 함께 팀을 꾸려 완전히 새롭고 젊은 진영으로 앨범을 완성한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깊이 있는 테마와 이어지는 멜로디를 통해 사색적인 미학을 펼친다는 점인데, 무척이나 섬세하게 조율된 사운드를 통해 세부적인 디테일에도 심혈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전체 쿼텟의 음악적 에너지가 어떻게 조율되어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자기 전망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화성이나 스케일 등에서는 재즈의 기본적인 언어와 표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완고함을 간직하면서도, 각각의 공간이 지닌 위상과 역할에 대한 분명한 합의는 마치 클래식적인 엄밀함이 느껴지는데, 흥미롭게도 이러한 앙상블을 통해 구현되는 이미지나 느낌은 록적인 에너지를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마치 매우 잘 짜인 한 편의 정교한 퍼포먼스를 보는 듯하다. 물론 여기에 임프로바이징을 위한 공간적 개방을 충분히 염두에 둔 진행 양식을 보여는 한편 각자의 공간에 대한 유연한 해석의 가능성 또한 보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내밀한 앙상블을 우위에 두고 있지만 유연한 자율성과 이루는 긴장과 조화 역시 이들 쿼텟의 연주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기타와 색소폰을 라인의 전면에 두고 이들이 펼치는 다양한 양식의 프레이즈 인상적인 멜로디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며, 피아노와 키보드는 섬세한 디테일을 완성하고, 이들의 연주에 더욱 강한 텐션을 부여하는 드럼 또한 완벽한 자리에 놓여 있다. 기본적인 베이스의 역할 외에도 멜로디와 라인에 능동적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밴드 리더의 능력을 펼치는 맷의 연주 또한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202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