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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tt Tondut & We Dream of Eden - Forever Ago (Valley View, 2022)

 

호주 전자음악가 Matt Tondut와 We Dream of Ede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미국 앰비언트 뮤지션 Kirk Smith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매트와 커크는 모두 2010년대 중후반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렉트로닉 및 앰비언트 계열에서 주목할만한 뮤지션들이다. 커크는 전통적인 연주 악기의 사운드를 주로 이용하면서도 넓은 공간감을 활용해 몽환적인 서정을 드러내는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여기에 다분히 시적인 세밀함을 지니고 있어 매력적인 앰비언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매트는 다양한 연주 악기들을 활용해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이 이끄는 다운 템포 계열의 곡들을 선보이면서도, 정교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섬세한 분위기의 곡에서도 큰 장점을 발휘하기도 한다. 특히 그의 섬세함은 주변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인상적으로 표출되기도 하는데, 최근 매트가 진행했던 일련의 공동 작업들의 연장 속에서 이번 앨범을 바라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처럼 매트와 커크의 음악적 성격이 어느 측면에서는 무척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공동 작업이 특별한 의외성을 담고 있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그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 이들의 음악이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다. 대신 각자의 고유한 특징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앰비언스의 플로우를 완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전적인 연주 악기의 사운드적 특성을 활용하여 모던 클래시컬 한 요소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자 음향의 소스를 넓은 공간에 배열하여 앰비언트의 경향적 특징에 근접한 음악적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모두 8곡을 수록하고 있으며 그중 5트랙은 매트와 커크의 공동 작업을, 나머지 3개는 동료 뮤지션들의 재해석을 포함하게 된다. 매트와 커크의 곡들은 극적인 빌드-업이나 고조 없이 비교적 평탄하면서도 안정적인 분위기의 지속적인 플로우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마치 묘사적인 특성을 배재하고 정서적인 흐름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듯한 진행처럼 보이기도 하여, 때로는 명상적인 느낌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일부 구간에서 도입이나 메인 라인의 소스를 전통적인 연주 악기의 사운드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멜로디에 대한 특별한 강조처럼 보이지는 않는 대신, 코드의 비정형적인 자연스러운 진행이나 반복적인 미니멀한 루프처럼 활용하기도 하여, 다분히 은유적인 혹은 무의식적 내면의 정서를 드러내는 듯한 표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와 같은 접근은 마치 매시브 한 라인들의 중첩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그 자체로 독특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하고 있어, 미묘한 정서적인 다면성을 표출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리워크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이전 매트와의 협업 경험을 지니고 있다. Applefish는 단편적인 멜로디의 루프를 해체하는 대신 이를 자연스러운 사운드스케이프의 연속으로 재구성하고 있고, Hatsü는 원곡에 자신의 레이어를 더하는 듯한 작업을 통해 전체 공간에 자신의 색을 더하는 방식을 보여주는가 하면, Lauge는 오리지널의 개별 레이어들을 새롭게 정의하고 추가하여 다른 공간적 애트모스피어를 완한다. 이처럼 각자의 방식과 접근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색으로 재해석하고 있지만, 앨범 전체의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나름의 일체감을 보여주는 대목은 무척 매력적이다.

 

복잡한 감정의 이면을 진솔하게 드러낸 듯한 자연스러운 흐름이 인상적이며, 그 안에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유지하며 희망의 영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