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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atteo Myderwyk - Notes of Longing (Warner, 2021)

네덜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Matteo Myderwyk의 앨범. 개인적으로 마테오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Ataraxia (2019) 앨범으로, 편안하고 차분한 연주에 비해 결정적 한 방(?)으로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강한 흡입력은 부족한, 어쩌면 완성을 향해 진행 중인 뮤지션이 아닌가라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호기심에 그 이전 앨범들도 찾아들었고 이후의 작업들도 꾸준히 구독하며 나름 애정을 갖고 감상을 이어오던 연주자 중 한 명임은 분명하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변화라면 지금까지 음반을 발매했던 Excelsior 레이블 대신 메이저에서 신보를 발표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혹시 새로운 변화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마테오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자신의 스타일이나 장르적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관성을 이번 작업에서도 유지하고 있다. 이 정도면 큰 것 하나 노리지 않는 대신 꾸준한 자신만의 언어와 표현을 지속하며, 자신을 과장해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누군가 찾아오면 늘 그 자리에 있어 줄 것만 같은 내면의 묵직함이 마테오의 음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일렉트로닉이나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배음과 효과를 구성하는 방식은 이미 업계의 표준처럼 여겨지는 접근 중 하나인 데다, 여기에는 수많은 내로라하는 개성 강한 스타급 뮤지션들이 포진해 있어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점을 고려해본다면, 마테오는 자신만의 일관된 스타일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몇 년 전부터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입장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크게 언급할 것이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인데, 엄밀한 평가의 기준이나 분석적 시선에서 그의 연주를 듣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감상하며 마테오가 전하고자 하는 다양한 테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족하기 때문이다. 일상 어느 공간 속에서도 그의 음악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며, 이와 같은 친밀함을 만들어내는 섬세함이야말로 지금까지 내가 알아보지 못했던 마테오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음악은 이렇게 존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2021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