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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chael Gordon - Placid (Polar Seas, 2021)

캐나다 전자음악가 Michael Gordon의 앨범. 동명의 뮤지션이 워낙 많아 검색하기 힘든데 Mike Abercrombie라는 훌륭한 본명을 놔두고 검색하기 어려운 이 흔한 이름을 활동명으로 사용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Brad Deschamps과 함께 North Atlantic Drift라는 듀오 프로젝트를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고, 몇 해 전부터 지금의 활동명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마이클 고든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앨범들은 Horizon (2019)이나 Air (2020) 등과 같이 특별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제목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역시 '평온함'을 그대로 타이틀에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마이클의 음악은 타이틀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는 강한 표제적 성격을 지녔으며, 여기에 묘사적 특징이 더해지면서 기존 자신의 음악과 다른 명확한 경계를 보여준다. '평온함'을 묘사하기 위해 마이클은 어쿠스틱이나 클래식 등과 같은 익숙한 표현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단순히 서술형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음악과 앰비언트의 언어로 대치시켜 안정 속에서의 묘한 긴장과 움직임을 그려내고 있다. 진행 자체는 단순한 흐름을 따라가지만 그 과정에서 세밀하게 더해지고 조심스럽게 패이드-아웃되는 다양한 레이어들로 잔잔한 정중동을 담아낸다. 전체적으로는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곡들이 주를 이루면서도 "Melting Into the Blue"와 같이 17분 가까이 이어지는 드론 스웰의 정교한 앰비언트 녹음도 수록하고 있다. 평온함의 이면에 있는 잔잔한 미동까지 포착한 앨범이다.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