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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chael Wall - Myself Through You (soundFORMovement, 2021)

미국 작곡가이자 교육자인 Michael Wall의 앨범. 마이클은 음악 전공이지만 독특하게도 대학에서 무용 관련 강의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설립한 Sound For Movement라는 레이블과 프로젝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이클은 주로 안무 및 무용과 관련된 음악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 또한 개인과 무용단을 위해 작곡 혹은 편곡된 것들로 대부분 섬세한 동적 흐름의 표현에 유리한 느린 BPM의 음악들이다. 독립적인 하나의 앨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과 장르를 포괄하고 있어 일종의 옴니버스적인 느낌도 강하고, 마이클의 전체 작업과 관련해서는 무용인들을 위한 음악 라이브러리의 일부를 담은 컬렉션의 성격도 지닌다. 이와 같은 성격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음악적인 구성은 무척 명료하고 간결하다. 테마와 멜로디를 중심으로 하는 진행을 중심에 두는가 하면 자유로운 형식적 플로우를 보이는 경우에도 균일한 텍스쳐의 사운드를 거의 솔로처럼 활용하고 있어 일관된 분위기를 이어가기도 한다. 곡들이 안무에 맞춰 작곡된 것인지 아니면 음악에 맞춰 무용을 위해 활용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춤이라는 일종의 동적 흐름을 염두에 둔 음악적 플로우를 지닌다. 그 과정에서 조심스러운 빌드-업이나 음악적 경과와 관련된 일련의 내러티브를 지니기도 하는데, 이처럼 곡에 따라 일정한 형식적 구성을 지니는가 하면 때로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이어지는 등 다양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처럼 테마와 그 진행을 중심에 두고 있어 사운드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인 데다 편곡이나 레이어링 또한 듣는 입장에 따라 오디너리 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대신 앨범 전체적으로는 비트 시퀀싱과 일렉트로닉을 이용한 감각적인 곡에서부터 카미유 생상이나 빌 에번스의 원곡을 트럼펫이나 피아노 중심의 연주로 편곡한 익숙한 클래식과 재즈 넘버들을 포괄하고 있어 다양한 장르적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편하게 일상의 BGM처럼 듣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