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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chael Wollny Trio - Oslo (ACT, 2018)

 

독일 피아니스트 미하엘 볼니의 트리오 신보. 동시에 발매된 Oslo (2018)와 Wartburg (2018)는 얼핏 보기에 동일한 음악적 콘셉트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주일 남짓한 시기에 하나는 스튜디오 다른 하나는 라이브 녹음을 담고 있고, 심지어 커버 아트마저 마치 하나의 커플 앨범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공통점보다 차이가 더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앨범은 Rainbow Studio에서 3일 동안 진행된 녹음을 담고 있다. 이틀 동안 트리오 녹음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Geir Lysn가 이끄는 22인조 Norwegian Wind Ensemble과의 협연으로 "Make a Wish", "Longnote", "The Whiteness of the Whale" 등을 담았다. 이미 Berliner Philharmonie와 함께 녹음한 Weltentraum Live (2014)와 같은 전례가 있어 트리오와 오케스트라의 협연 그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또한 앨범의 13 트랙 중 단 3곡만 NWE와 같이 하고 있어 본격적인 협업 앨범으로 보기에도 부족하다. 비록 NWE와의 협연이 단지 세 곡에 불과하지만 이 안에서 드러난 협업은 기존 오케스트라와의 진행했던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트리오와 NWE는 마치 대칭적인 위치에서 상호작용을 이어가며 임프로바이징을 펼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빅밴드에서의 집단적인 즉흥연주가 아니라, 22명의 앙상블 멤버 전체가 하나의 집합적 임프로바이징을 전개하는 듯한 매시브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현대음악의 영역에서 진행되는 오케스트레이션을 경험하는 듯한 긴장감이 지배적이면서 동시에 트리오와 NWE의 하모니는 의외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몇 년 전부터 트리오와 NWE가 함께 연습하며 공동 작업의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했던 결과가 이번 앨범을 통해 일부 공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앨범 전체 구성에서 마치 인트로, 브릿지, 코다의 역할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트리오와 NWE의 풀타임 리코딩에 대한 기대도 함께 갖게 된다. 세 개의 트랙만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Siegfried Loch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순간임은 분명하다. 

 

201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