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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ichael Wollny Trio - Wartburg (ACT, 2018)

 

 

미하엘 볼니 트리오의 또 다른 신보. 앞에서 이야기했던 Oslo (2018)와 이번 Wartburg (2018)는 마치 스튜디오와 라이브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트처럼 보이지만 겹치는 레퍼토리는 13 트랙 중 단 두 곡에 불과하고 연주의 내용이나 형식에서 간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일주일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새로운 앨범을 녹음하고 독일 중부 아이제나흐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까지 1,300km 가까운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해 공연을 가졌다. ACT 레이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연에서 트리오는 레퍼토리의 다양성에 의존한 라이브를 펼친다. 오슬로에서 녹음한 스튜디오 앨범에서는 기존의 균일한 언어적 표현에서 벗어나려는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자신들만의 내밀한 형식적 규범에 충실한 모습과 더불어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일부 담고 있다. 반면 이 앨범은 공연이라는 상황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집약적인 형태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를 극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다소 터프하고 다이내믹한 모습들도 연출한다. 스튜디오 녹음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에서 언급해야 할 부분은 색소폰 연주자 Emile Parisien과의 협연을 담고 있는 트랙들이다. 2012년 자라섬에 볼니와 파리지엥이 각각 자신의 그룹을 이끌고 참여하면서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Vincent Peirani의 Thrill Box (2013)에서 잠시 조우한 적인 있지만 공식적인 기록으로 울니 트리오와 파리지엥이 녹음을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스트 참여 형식으로 쿼텟의 공간 속에서 펼쳐진 네 개의 연주를 담고 있는데, 사전 리허설 없이 진행된 연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대 이상의 음악적 합을 이루고 있어 인상적이다. 파리지엥은 자신의 독립적인 공간을 주장하기보다는 다소 오디너리한 포지션에서 테마를 구성하거나 규범적인 범위 내에서 솔로 공간을 극적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분히 통제된 어법에 기반을 둔 듯한 표현들이 주를 이루지만 각자 자신들의 특징만큼은 충분히 반영하고 있어 나름 흥미롭다. 무엇을 해도 되는 인물들이다. 

 

201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