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월에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 데뷔 20년 차를 향해 달려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포스트 락 그룹 모과이의 신보. 장르의 개척자라는 타이틀과 그 특성을 구축한 밴드로 이들의 위상은 케리어만큼 굳건하다. 기존의 테크닉과 보컬 중심의 락 대신 사운드 그 자체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미 고정화된 전통적인 곡 진행 형식에서 탈피해 서사적 구조를 도입하는 등의 시도는 이번 모과이의 음반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음악적 형식의 문제제기로 작용한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장르의 유연성을 개방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기존 프로그레시브 락에서 종종 선보였던 장르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를테면 경계 밖에 있던 음악의 영역들이 이들의 연주를 통해서 내적 요소로 작용하는 반응은 이제 한층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20년 가까운 시간은 이들의 음악을 진부하게 보이게 할 수도, 혹은 자신들이 구축한 형식 속에 스스로를 가둘 수도 있지만 (포스트 모더니즘의 한계와도 같은) 이번 신보를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감상에 의하면 이들의 음악적 실천은 당분간 더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
201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