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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onoglot - Resonance (Hout, 2021)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5인조 Monoglot의 앨범. 2014년 데뷔작을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통산 4번째 정규 앨범인 이번 녹음에는 원년 멤버인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 Fabian Willmann과 Sebastian Von Keler를 비롯해 기타 Kristinn Kristinsson이 참여하고 있고, 베이스 Valentin Link와 드럼 Michael Heidepriem도 함께하고 있다. '단일 언어주의'라는 독특한 팀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멤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위스, 독일, 아이슬란드 등의 다양한 국적으로 이루어진 팀이며, 이들의 음악에 내포된 장르적 특성 또한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을 비롯해 아방가르드 한 록의 그루브는 물론 실험적인 미니멀리즘 등을 포괄하는 폭넓은 다면성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요소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를 자신들의 음악과 연주에 내면화함으로써 마치 하나의 '단일 언어'처럼 들려주고 있으며, 이것이 드러나는 방식에서도 난해한 표현주의적인 태도가 아닌 무척 정연하면서도 쉽게 접근 가능한 명료한 방식을 취한다. 이번 작업 역시 이와 같은 모노글롯의 특징을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공명' 혹은 '울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만큼, 폭넓은 음악적 구성과 영감을 바탕으로 사운드의 상호 연관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비교적 여유로운 템포 속에서 일련의 반복적인 패턴의 리듬과 멜로디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사운드의 배치와 재배열을 통해 그 관계의 변화를 진행의 모티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미묘하게 대비되면서도 절묘하게 균형을 찾아가는 하모니는 물론이고, 그 관계를 통해 반복적인 패턴들이 새로운 양식으로 진화하는 플로우 또한 무척 극적이기까지 하다. 진행과 구성은 무척 치밀하지만 사운드들 사이의 공간을 비교적 느슨한 밀도로 채움으로써 오히려 자연스럽고 분방한 듯한 모습처럼 보이게 한 점이 인상적이다. 서로 긴밀한 인터렉티브 한 유대가 바탕을 이루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듯한 연주임에도 무척 여유롭고 때로는 서로에 대해 관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 비어있는 듯한 공간을 통해 '울림'이 전달되는 듯하다.

 

202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