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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orgen Wurde - Als Je Zuvor (Off, 2018)


독일의 전자음악가 Wolfgang Röttger의 프로젝트 모르겐 부어데의 신보. MW의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 가까이 되지만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Time Released Sound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Brach Auf (2016)와 Assassinous Act (2017)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일렉토로닉 음악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제시했고, 주변 장르와의 연관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유니크한 면모를 부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단지 MW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일 뿐이지 이미 그전에도 나름의 독창성과 완성도를 지닌 음악을 선보였던 것은 물론이다. 이번 앨범은 MW의 통산 다섯 번째 풀타임 리코딩으로 기존과는 또 다른 어법으로 자신의 새로운 표현을 완성하고 있다. Time Released Sound에서 발표한 두 앨범이 다크 앰비언트의 특징에 기반을 두고 드론 효과를 이용해 암울하고 음습한 이미지의 묘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이번 앨범은 트럼펫 연주자 Tetsuroh Konishi와 보컬 Maria Estrella Aggabao를 참여시켜 장르적 경계에 대한 고민을 더욱 확장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MW의 새로운 시도라기보다는 Off 레이블 전작인 Letzten Ende (2015)에서 보여줬던 주변 장르의 요소들을 활용한 표현 방식과도 연관이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장르 복합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다크 앰비언트적인 MW 특유의 표현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로 보이며, 자신의 음악적 지반을 새롭게 하는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로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번 앨범에서 특징적인 것은 개별 음악의 내러티브와 진행의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펫과 보컬을 활용해 누아르적인 표현을 보다 극적으로 연출했고, 특유의 내러티브를 구성함으로써 시네마틱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다. 또한 앨범에는 일곱 명의 뮤지션들이 수록곡들을 리믹스한 여섯 개의 트랙을 함께 수록하고 있는데, MW 음악의 새로운 재구성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미 익숙한 요소들로 신선함을 조합한 예다.

201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