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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orild - Nordic Landscapes (Gvito, 2018)


노르웨이 출신 Dag Einar Eilertsen (alto trombone)과 Marius Noss Gundersen (classical guitar)으로 이루어진 듀엣 모릴드의 신보. 80년대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데이 에이너는 Oslo 13, Ung Pike Forsvunnet, L.U.G.N. 등을 비롯한 여러 그룹 활동을 거치며 연주자는 물론 편곡과 작곡에도 관여했고, 마리우스 노스는 유럽 클래식과 블라질리언 음악 사이의 경계에서 스펙트럼을 넓히며 활동하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이다. 이들 두 뮤지션이 함께 연주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공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게스트들을 참여시켜 여러 레퍼토리들을 선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얼마 전까지 이들의 주요 선곡은 보사노바 스타일의 곡들이었다고 하는데, 최근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이번 앨범의 주요 테마인 Nordic Landscapes이다. 타이틀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이 앨범은 북유럽의 자연과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자신들의 원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노르딕 스타일의 테마를 재즈의 표현과 더불어 클래식과 브라질리언의 요소들도 가미하고 있다. 듀엣이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빈 구석을 채우기보다는 여백으로 고스란히 남겨둠으로써 심플하지만 적막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이들이 구사하는 개별 연주는 인터플레이라기보다는 매우 단순한 형태의 협주라는 인상을 줄만큼 서로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진행되지만 마치 독립된 두 개의 연주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물줄기를 이루며 흐르는 듯한 편안함은 인상적이다. 심플한 공간 구성 속에서 악기 자체의 포근한 톤은 더욱 부각되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사운드로 구현한 모습처럼 비치는 이들의 연주는 적막함과 포근함이 공존하고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데이 에이너의 알토 트롬본은 악기 본연의 편안한 음색과 더불어 뮤트 된 트럼펫에서 느낄 수 있는 신중함이나 소심함도 함께 표현하고 있어 나름 인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복사 에너지가 사라진 후에도 일정 시간 지속되는 빛의 방출(morild)처럼 포근한 루미네센스를 경험하게 해주는 앨범이다.

201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