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보컬 Sanne Rambags, 피아니스트 Sjoerd van Eijck, 트럼펫 연주자 Koen Smits로 이루어진 트리오 Mudita의 앨범.
1990년대 초반생인 젊은 세 명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Mudita는, 멤버들 각자가 자신의 개별적 협업 관계를 이어오던 중 2010년대 말 결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데뷔 앨범 Listen To The Sound Of The Forest (2018)은 큰 호평을 받으며 여러 상을 수상하게 되고, 이후 발매한 Nature Of The Netherlands (2021)는 네덜란드의 자연공원을 소재로 21개의 다른 음악적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달하며 주목을 받는다. 이들은 재즈의 자율적 즉흥을 바탕으로 주변 장르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수용하며, 독특한 밴드의 형식만큼이나 독창적인 창의를 선보이고 있다.
서정과 서사가 결합된 이야기를 마치 관찰자나 전달자의 시선에서 표현하는 듯한 무디타의 음악은, 때로는 격한 감정의 직설적인 표출을 보여주는가 하면, 정교한 묘사와 이미지너리 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섬세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특히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투명하고 선명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즉흥적 자율성을 개방하며 풍부하면서도 대조적인 음악적 표현을 다루고 있어, 이미지와 내러티브를 동시에 포착하는 듯한 절묘함이 큰 매력으로 전해진다.
보컬을 포함하는 독특한 형식의 트리오지만, 무디타의 음악은 가사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대신 연주 중심의 음악적 완성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보컬은 스켓이나 허밍 혹은 혼잣말 같은 읊조림 등을 통해 마치 여러 기능을 지닌 연주 악기처럼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창법과 발성을 유연하게 조합하여 풍부한 음악적 표현을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보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펫이나 피아노의 공간과 비중이 주변화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3개의 악기는 개별 곡의 특성이나 진행의 구체적 과정 속에서 다양한 방식의 인과적 연관성을 이루며 풍부한 음악적 표현을 완성하고 있다. 보컬과 트럼펫은 다양한 양식의 프레이즈를 선보이며 대위적인 완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때로는 메인과 카운터의 라인을 번갈아 담당하며 하나의 곡 안에서도 풍부한 대비와 대조를 선보이고 있고, 피아노 역시 공간의 특성에 따라 능동적인 개입을 이루는 등, 트리오의 형식적 구성에서의 유연성은 이들의 풍부한 음악적 표현과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서로에 대해 보여주는 유연한 태도는 정교함을 포함하고 있어, 개별적 자율성에 의해 개방된 임프로바이징의 전개 속에서도 앙상블의 공간적 균형에 자연스럽게 수렴하는 듯한 모습은 이들의 연주에서 안정적인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무디타가 표현하는 음악은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클래식과 민속은 물론 실험적인 장르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범위 또한 한정적이지 않으아 민속만 하더라도 자국의 고유한 포크에서부터 에스틱 한 특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특징들이 하나의 단일한 표현으로 통합되어 나타난다는 것이 이들 트리오의 가장 큰 매력이며, 앨범은 이를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다.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