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전자음악가 Samuel van Dijk의 앨범. Multicast Dynamics 외에도 Mohlao와 VC-118A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MD는 빠른 BPM의 EDM 계열의 Mohlao와 본격 일렉트로닉 스타일을 선보인 VC-118A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는 느낌이다. 셋 모두 사무엘의 부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음악이 추구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방향에서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스타일 측면에서는 일련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MD는 비교적 여유 있는 BMP에 풍부하게 교차하는 여러 레이어의 사운드 스케이프와 실험적인 드론 스웰 등으로 그 앰비언트적 특징을 강하게 드러낸다. 서로 유사한 질감을 지닌 여러 소리의 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LFO의 움직임에 따라 교차하며 풍부하고 복잡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고 다양하게 관통하는 이펙트를 통해 그 긴장의 폭을 넓혀간다. 공간과 무대를 넓게 활용하여 그 속에 다양한 이미지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다분히 기계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마치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미래 사회의 몽환적 주술을 재현하는 듯하다. 이와 같은 반복적 진행에 따른 묘사적 특징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공기의 밀도를 압박하는 듯한 숨 막히는 드론 효과를 배경으로 일련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시네마틱 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 특정한 형식적 구성에 집착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자신이 설립한 독립 레이블의 첫 작업으로 그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202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