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영 중인 CBS 드라마의 OST. 영화 및 드라마 음악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콤비 Nathaniel Walcott과 Mike Mogis가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5년 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 내용이 공교롭게도 현재의 보건 위기 상황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끌었다(물론 이런 공교로움은 러시아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To the Lake (2019)도 해당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인류 멸망이라는 상황을 다루면서도 드라마는 생존보다 선과 악의 대립에 구도를 맞춘다. 이를 통해 여러 인간군상의 스펙트럼을 펼치는데, 음악 또한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여러 장르의 특징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크게는 모던 클래시컬과 앰비언트로 분류될 수 있으며 그 안에서도 큰 규모의 오케스트레이션에서부터 미세한 레이어의 실내악적 규모까지, 또한 극의 성격을 반영한 다크 앰비언트나 정서적 반영을 이룬 칠아웃 계열은 물론 포크나 록적인 요소들도 활용된다. 앨범의 전체 길이가 1시간 30분이 넘어가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은 상황과 인물의 디테일에 맞춰진 방식으로 그 다양성이 활용되고 있고, 마치 극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는 나름의 내러티브도 보여준다. OST라는 특성에 충실하면서도 모던 클래시컬이나 앰비언트의 개론서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또한 이들의 독립 작업도 기대하게 만드는 OST이다.
2021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