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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eil Cowley Trio - Spacebound Tapes (Phases, 2018)


영국 닐 코울리 트리오의 리믹스 신보. 이번 음반은 커버와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작 Spacebound Apes (2016)에 수록된 네 개의 곡을 새로운 장르적 표현으로 재구성한 작업을 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데뷔 이후 NCT는 각각의 앨범마다 뚜렷한 특징을 담아내기 위한 시도를 지속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작의 경우 NCT의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위한 실험은 물론 트리오 구성을 넘어선 확장까지 시도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곡들이 보여준 장르 외적 요소들이 이번 EP 작업을 가능하게 했던 계기가 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전작에서는 프렌치 호른의 합주나 합창은 물론 기타나 이펙트의 활용을 통해 예전과는 다른 사운드 스케이프의 묘사를 보여주기도 하고, 트리오의 연주에도 음향의 잔상들을 남겨 전에 없던 소리의 질감을 담아내기 위한 흔적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당시에 현재의 재구성 작업을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전작에서의 다면적 특징을 지닌 오리지널 소스들은 이번 리믹스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이번 EP에서 단연 흥미로운 대목은 작업에 참여한 뮤지션들인데 Rival Consoles, Throwing Snow, Christian Löffler, Vessels 등 일렉트로닉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과 무게감을 지닌 유럽의 음악가들이다. 이들이 작업한 결과물은 뮤지션 각자의 음악적 특징이 반영되었음은 물론이다. 딥하우스, IDM, 덥스텝, 테크노, 다운템포, 앰비언트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각자의 작업 방식에 따라 유니크한 조합을 이루며 NCT의 원곡과 긴밀한 연관 속에서 새로운 장르적 재구성을 완성한다. 그동안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즈의 언어와 문법적 구성의 경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보여줬던 NCT의 음악이지만, 이번 EP의 경우에는 외부의 힘에 의지해 자신의 음악을 울타리 밖으로 끄집어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이 일회적인 이벤트일지, 아니면 이후 자신의 음악에 어떤 방식으로든 되돌아올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후자라면 그 과정 또한 가장 NCT다운 방식일 것임은 분명하다.

2018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