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Niklas Paschburg - Oceanic (7K!, 2018)


1994년 생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니클라스 파슈버그의 데뷔 앨범. 재능 앞에서 나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20대 초반의 젊은 뮤지션이 완성한 일련의 작업들을 떠올린다면 이런 무례는 조금이나마 양해될 수 있듯 싶다. 니클라스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뮤지션 Hannes Kretzer은 자신이 설립한 Unperceived Records를 통해 Dawn (2016)과 Tuur mang Welten (2016) 등의 미니 앨범 발매를 후원했고, 이 짧은 단편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로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는 나름 비중 있게 다뤄지는 7K! 레이블을 통해 니클라스의 공식 데뷔 앨범이 발매된 점만으로도 젊은 뮤지션의 음악성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앰비언트 뮤직을 선보이고 있는 니클라스는 다운템포의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해 감각적인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그의 연주는 어쿠스틱과 전자 장비의 효과적인 배합을 통해 표현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있는데, 피아노 라인의 배경을 이루는 전자 효과의 앰비언스는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조합을 이룬 퍼즐처럼 정교한 매칭을 이룬다.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전혀 새로운 구성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영화 및 공연을 위한 작곡을 전공한 이력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그의 음악적 진행에서 보이는 내러티브적 성격은 강하게 부각된다. 앨범 전체를 통해 니클라스가 구사하는 언어 자체는 무척 명료하면서도 개별 곡들이 구성하는 테마 또한 선명하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파도치는 바닷가를 향해 집을 나서며 시작되는 앨범은 다시 자신의 고요한 공간으로 돌아와 문을 걸어 잠그는 결말로 이어지는데, 전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감정과 정서가 세련되고 진솔한 톤으로 전해진다. Nils Frahm이나 Ólafur Arnalds 이후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흐름을 이어갈 차세대 뮤지션을 들라면 니클라스를 꼽기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아직 2018년이 시작에 불과하지만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해당 계열의 음반 중 하나로 이 앨범을 미리 예약해둔다.

201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