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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ils Frahm - All Melody (Erased Tapes, 2018)

 

독일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닐스 프람의 신보. Streichelfisch (2005)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그가 선보였던 작업은 앰비언트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음악적 성과에 있어서 중요한 텍스트들로 여겨지며, 정통 현대 음악 분야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닐스의 음악 활동은 연주 그 자체가 들려주는 사운드의 창의성과 더불어 독창적인 그의 작곡 양식에도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그 외에도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진행했던 일련의 협업들 또한 그의 음악적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개인 통산 아홉 번째 솔로 리코딩인 이번 음반은 동베를린에 만들기 시작한 자신의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2015년부터 녹음된 것으로 음반 커버 사진과 오피셜 비디오에 녹음실 모습이 담겨 있다. 기존 홈스튜디오의 열악한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악적 상상력을 펼치게 되었고, 음악적 창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반영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그의 스튜디오 안에는 다양한 악기들과 전자 장비들을 배치하여 그동안 응용하고자 했던 사운드를 현실화한다. 기존 스튜디오 녹음에서 듣기 힘들었던 드럼 연주가 이용되는가 하면, 남녀의 보컬이 넓은 공간 안에서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를 구성하고, 예전에는 주로 전자 악기로 재현되었던 파이프 오르간이 실연으로 담겨 있다. 그동안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봉인되었던 표현의 한계가 해제되며 닐스는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현실감 있는 사운드로 자신의 음악적 이야기를 구현하고 있다. 닐스의 개인 작업들 중 음악적인 콘텐츠에 있어 이번 앨범과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Spaces (2013)와 나란히 감상해도 사운드의 퀄리티와 그 디테일의 차이가 어떻게 음악적인 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 피아노 솔로로 녹음한 "My Friend the Forest"나 "All Melody" 등을 기존 Solo (2015)와 비교해도 차이는 분명하다. 여러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새로운 환경에서 닐스 자신의 음악들을 정리하는 의미와 더불어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실험하는 계기인 셈이다.



2018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