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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ils Petter Molvær – Switch (OKeh, 2014)


닐스의 2014년 신보. 이 앨범은 닐스 자신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트리오 해체 이후 밴드 형식으로 녹음한 첫 앨범이며, 기존 자신의 음악과 사운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닐스는 새로운 사운드를 위해 페달의 조작으로 피치의 변화를 주는 페탈 스틸 기타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스틸 기타리스트 Geir Sundstøl의 연주는, 슬라이드 주법을 활용한 블루스 연주나 하와이언 음악에서 활용된 잉잉거리는 스틸 기타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마치 투명한 물 속에 떨어진 퍼플 톤의 잉크 한 방울이 퍼지듯, 공간 속에 도회적 고립감을 은은하게 퍼뜨리는 효과를 연출해내고 있다. 네 개의 “Intrusion” 시리즈는 닐스 자신의 새로운 사운그 어프로치가 선엄적으로 들어나는 곡들이기도 하다. 서로 연관을 갖는 일련의 테마들로 구성된 이 곡들은 기존 닐스의 사운드(트럼펫)와 자신의 새로운 효과(페달 스틸 기타)가 극적으로 조우하고 있다. 그 느낌은 마치 한 인물 속의 두 내면이 대화를 하는 듯 하지만 분열적이고 다중적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위안의 성격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새로운 사운드의 시도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기존 닐스의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의 음악적 내용들에 대한 새로운 표현을 통해 자신의 사운드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적극 개방한 점은 분명 인상적이다. 앨범의 타이틀인 Switch라는 단어가 지닌 다중적 의미만큼, 닐스 자신에게는 복합적인 의미가 담긴 앨범이 아닐까 싶다.

201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