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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Nordic Giants - Amplify Human Vibration (self-released, 2017)


Rôka & Löki 두 명의 멀티 인스트루먼트 뮤지션들로 구성된 영국의 포스트-록 그룹 노르딕 자이언츠의 신보. 라이브나 리코딩 과정에서는 보컬이나 보이스를 담당하는 게스트 뮤지션을 참여시키며 2010년 결성 이후 꾸준한 듀오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데뷔 이후 여러 EP와 싱글 등을 발표했지만 공식적인 첫 풀타임 리코딩은 Kscope 레이블과 계약 후 발매한 Build Seas, Dismantle Suns (2014)가 처음이며, 이번 앨범은 네 번째에 해당된다. 이들의 음악은 기존의 포스트-록 그룹들과는 다른 음악적 지형을 보여준다. 특히 공연 퍼포먼스나 무대 효과뿐만 아니라 녹음된 곡들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영상 작업을 통해 곡을 담아내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들의 곡에 담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와 같은 음악적 메시지를 위해 포스트-록 그룹으로는 드물게 보컬을 게스트로 참여시키는가 하면 직접적인 내레이션이 곡의 내러티브를 대신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 역시 이러한 노르딕 자이언츠의 특징적인 요소들이 가득하다. 자신들의 음악적 메시지를 앨범 전체에 걸쳐 내레이션으로 주장하는가 하면 "Reawake"에서는 여성 보컬 Freyja를 참여하기도 한다. 선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앨범의 표제는 곡 속의 내레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무척 직설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인간의 진동(혹은 영적 기운?)을 증폭시켜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다분히 관념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을 운동 에너지를 지닌 물질적 존재로 파악하면서 동시에 그 진동을 증폭시켜 세상을 변하게 만든다는 대립적인 관점의 공존에 대해서는 그냥 예술적 선의라고 받아들이도록 하자. 직접적인 내레이션과 이를 담아내는 곡 진행의 내러티브적 구성은 마치 하나의 영상 작업을 염두에 둔 느낌이 들만큼 시네마틱한 성격이 강하다. 극적인 분위기에 몰입감을 더하는 깊이 있는 사운드 스케이프도 귀를 사로잡는다. 이 모든 과정을 두 사람의 협업으로 이루었다는 점이 경이롭다.


2017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