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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coeur - Connections (n5MD, 2021)

Ocoeur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프랑스 전자음악가 Franck Zaragoza의 앨범. 전자음악 전문을 표방하는 n5MD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도 손색이 없는 프랑크는 자신의 작업과 레이블의 지향을 실천적으로 일치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음악적 영역의 확장과 대중적 인지도의 확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은 분명하다. 그의 음악은 적절하게 활용되는 비트 시퀀싱과 리듬의 플로우를 강조하는 듯한 진행 때문에 흔히 IDM 계열로도 분류되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장르적 특성들이 복합적인 유기성을 이루고 있어 멜로딕 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놓치지 않는다. 또한 그의 음악은 앰비언트적인 성격도 강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그 안에는 모던 클래시컬의 경향적 특징을 연상하게 하는 섬세한 라인은 물론 공간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네마틱 한 요소 또한 내포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기간에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이번 앨범 역시 프랑크의 음악적 특징을 고스란히 집약하고 있다. 미니멀한 테마의 반복적 진행을 통해 구성하는 내밀함, 베이스 계열의 사운드 및 비트 시퀀싱을 통해 연출하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물론 시네마틱 한 공간의 확장을 이루는 섬세한 음향 큐레이팅과 이를 테마의 콘텐츠로 완성하는 내러티브는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는 개별 사운드가 지닌 텍스쳐의 대비가 눈에 두드러지는데, 거친 입자의 알갱이를 눈앞에서 흩뿌리듯 폭발시키는가 하면 그 뒤로 공기 중에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듯한 투명한 질감의 소리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어느 하나의 단순화된 감정 속으로 우리를 유도하지 않는 복잡 미묘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는 음악적인 모티브나 스타일은 기존 작업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이와 같은 텍스쳐의 섬세한 조화와 연출을 통해 한층 더 깊이 있는 정서적 분위기를 표현하게 된다. 앨범의 타이틀은 우리의 일상에 관한 테마를 암시하는 듯하지만 실제로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사운드의 긴밀한 '연관'이야말로 이번 작업의 핵심을 이루는 테마가 아닐까 싶다. 감각적이면서도 지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앨범이다.

 

 

20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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