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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Oded Tzur - Isabela (ECM, 2022)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스라엘 출신 색소폰 연주자 Oded Tzur의 앨범. 2010년대 초 데뷔 이후 오데드는 지금까지 인도 전통 음악과 재즈의 융합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보여줬는데, 이는 단순히 이국적인 테마를 활용해 주류의 언어에 접목하는 장르의 접목이라는 방식을 넘어, 연주 그 자체를 통해 드러나는 세부적인 표현을 통해 실현하는 보다 적극적이면서도 근원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미분된 세미톤으로 세분된 음계를 이용해 음과 음 사이를 유연하게 이어지는 듯한 움직임을 관악기를 이용해 보여주고 있어, 전통적인 펜타토닉이나 고전적인 온음계 안에서도 마이크로토널 한 플레이를 통해 민속적인 표현을 완성하고, 이를 재즈의 구성과 형식 안에서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로 실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스케일의 구조 안에서도, 연주 그 자체만으로 에스닉 한 표현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와 같은 테크닉은 오데드만의 고유한 방식은 아니며, 이와 같은 접근을 보여주는 여러 연주자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를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형식으로 그만큼 자연스럽고 온전하게 통합한 예는 그리 흔치 않다. 실제로 Enja 시절에 선보인 작업의 경우만 하더라도 테크닉적인 요소를 통해 민속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듯한 인상이 우위에 있었지만, ECM 이후에는 자신의 언어와 표현을 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조금은 더 유연하게 활용하여 한층 더 깊이 있는 접근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앨범은 ECM 데뷔작 Here Be Dragons (2020)과 같은 라인-업인 베이스 Petros Klampanis, 피아노 Nitai Hershkovits, 드럼 Johnathan Blake와 함께 녹음하고 있어, 전작의 음악적 경험을 다시 한번 재현하는 듯하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네 명의 뮤지션들이 각자 자신의 언어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데, 이는 마치 하나의 표준 메타언어로 정의되기 이전 자신의 고유 지방 언어로 의사소통하면서도, 의견 교환이나 의견 통합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 듯한, 온전한 인터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전통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을, 멤버들의 연주 그 자체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며, 사실상 오데드 자신이 펼치는 복합적인 양식의 프레이즈 또한 이와 무척 닮았다. 다양한 음악적 양식은 물론, 때로는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적인 섬세함이 공존하는 오데드의 표현이 마치 쿼텟의 형식으로 확장되어 합체를 이룬 듯한 모습이라 상당히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개별 공간의 자율적 표현이 확대되는 임프로바이징의 영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각자의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 어떠한 이질감이나 불안을 경험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폭넓은 스펙트럼의 다이내믹으로 통합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울 따름이다. 팀워크의 결정체며 리더십의 승리다.

 

20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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