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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Yoann Loustalot, François Chesnel, Frédéric Chiffoleau, Christophe Marguet - Old And New Songs (Bruit Chic, 2018)


Yoann Loustalot (tp), François Chesnel (p), Frédéric Chiffoleau (b), Christophe Marguet (ds) 등 네 명의 프랑스 뮤지션들로 구성된 OANS 쿼텟의 첫 앨범. 쿼텟의 리더를 맞고 있는 요안 루스탈로는 2010년대 초 Fresh Sound New Talent를 통해 발표한 앨범들을 통해 비교적 친숙해진 인물이며 이번 앨범을 발매한 Bruit Chic 레이블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조금 낯설지만 2013년에 문을 연 레이블은 음악 공동체를 지향하는 재즈 레이블로 프랑스 뮤지션들이 배호의 음악들을 재해석한 Baeshi Bang (2014)을 발매해 우리에게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한 이 앨범에서 또 하나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은 피아니스트 프랑스와 셰스넬로 요안의 FSNT 시절부터 함께해온 동료이기도 하다. 요안이 Rucky Dog 쿼텟과 별개로 OANS를 결성한 것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프랑스와에게 기댈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인데, 단지 연주에서 뿐만 아니라 앨범의 콘셉트와 레퍼토리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그의 비중은 크게 부각된다. 쿼텟의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은 누군가에게 익숙한 곡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곡을 익숙한 방식으로 연주하고 있다. "Old and New Drums"을 제외하면 프랑스, 러시아, 스웨덴, 일본 등의 전통 음악이나 클래식을 편곡한 것들이다. 마치 우리가 배호를 배씨방의 연주로 접했을 때의 익숙함과 새로움의 공존을 경험하고, 반대로 배호를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재즈라는 익숙함을 경유하여 원곡에 다가서는 상상력을 발휘하듯, 이 앨범의 곡들이 친숙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 역시 비슷한 감상의 흐름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서 포스트-밥의 전통적인 표현은 익숙함 그 자체를 드러내는 언어이자 동시에 익숙함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들에게 있어 Old와 New 사이의 대당은 사실상 무의미하며 연주 그 자체만 남게 된다. 물론 이러한 음악적 전략은 기존에도 자주 접했던 익숙한 방식이지만 상이한 문화적 지리적 배경을 지닌 대상들 속에서 공통의 기억을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는 점은 새롭다.

201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