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Olivia Belli - Somnio Novo (XXIM, 2022)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Olivia Belli의 앨범. 올리비아의 음악적 열의는 크게,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 혹은 재구성과 관련한 일련의 작업과 더불어 자신의 개인적인 창작을 통해 표현되는 듯한데, Winter Variations (2021)가 전자의 특성을 반영했다면, XXIM의 데뷔작인 Sol Novo (2021)는 온전히 후자의 측면만을 담아낸 작품으로 구분할 수 있을 듯싶다. 이번 앨범은 올리비아 자신의 작곡에 기반한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후자의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Impromptu”, “Nocturne I”, “Nocturne II”, “Prélude” 등으로 이어지는 4개의 곡은 기존 “Visions To Come”을 해체하고 이를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으며, 나머지 3개의 트랙은 Hugar, Slow Meadow, Ed Carlsen의 리믹스로 채워지고 있어, 그자 자신이 재해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Visions To Come”을 재구성한 4개의 트랙은 원곡을 이루는 주요 테마를 세분화하고 있어 일련의 연속성을 지닌 형식적 구성을 보여주면서도, 사실상 새로운 작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개별적인 특징들도 부각하고 있는 연주로 되어 있다. ‘앞으로의 전망'이라는 테마를 밤을 주제로 하는 고유한 서정으로 풀어가고 이를 ‘새로운 꿈'이라는 타이틀로 엮어내는 방식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현실에 대한 음악가의 발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었던 것은 세 명의 뮤지션들이 진행한 리믹스 작업들이었는데, 그 방식은 원곡이 지닌 오리지널리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틀에서, 각자 자신들의 음악적 색을 입혀가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재구성을 위한 어떤 원칙적인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실제로 뮤지션들은 원곡과의 일정한 거리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시그니처 사운드와 음악적 텍스쳐를 활용해 비교적 안정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분위기 자체는 뮤지션의 특징에 따라 각기 다른 양식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원곡이 담아내고자 했던 내용이나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각각의 곡들을 해당 뮤지션들의 오리지널로 소개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만큼, 온전한 자기 취향과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어 이 또한 상당히 신선하다. 어떻게 보면 잠시 쉬어가는 듯한 구성을 지닌 앨범이지만, 올리비아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자기 해석은 물론, 그녀의 음악이 지닌 확장성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작업이라,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20220518

 

 

 

related with Olivia Belli

- Olivia Belli - Moonlight Recomposed (1631 Recordings, 2020)

- Olivia Belli - Sol Novo (XXIM,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