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Peter Sandberg - Constellations (Believe, 2023)

 

스웨덴 모던 클래시컬 및 일렉트로닉 뮤지션 겸 작곡가 Peter Sandberg의 앨범.

 

페테르의 이름이 낯선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의 음악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 속에서 종종 접했을 만큼 무척 친숙하다.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지금까지는 주로 세계적인 업체의 상업 광고 음악을 다수 작업하여, 그중 일부는 국내 매체를 통해 전송되기도 했으며, 단편이나 유명 텔레비전 시리즈에서도 페테르의 음악이 삽입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업 및 영상 작업 외에도 2019년부터 자신의 개인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하며, 꾸준한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공연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며 음악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페테르의 개인 작업은 상업 광고나 영화 작업의 특징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으며, 그만큼 편안하고 쉽게 청자의 귀에 도달하며, 동시에 음악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어, 나름 재미있게 관찰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하다.

 

이번 앨범 또한 페테르의 음악적 매력을 충분히 반영하는 연주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모던 클래시컬의 경향적 특징에 충실하면서도 전자 음향의 요소와 특징을 조화롭게 반영하여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피아노와 현악기 등의 익숙한 기악적 배경을 바탕으로 명료하게 구성한 음악적 플로우에 기반하고 있다. 음악적 구성은 실내악적 엄밀함을 연상하게 할 만큼 간결하지만, 그 진행은 이야기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만큼 다분히 극적이며, 때로는 차분한 진행을 역전시킬 드라마틱한 요소를 포함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네마틱한 특징들은 그 구성에서도 작용하여, 전체적으로는 다분히 친숙한 영상 음악적 어법에 충실한 듯한 인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앨범은 10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Polaris”, “Orion”, “Capricornus” 세 편의 테마를 각각 3-4개의 악절로 구분하고 연속된 흐름을 보여주는 방식이라, 각 주제에 따라 나름의 음악적 내러티브를 완성하고 있다. 악절에 따라 기악적 구성의 변화를 반영하여 그 특징을 명확히 하는 반면, 일련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주요 테마에 대한 다양한 변주와 전개를 통해 음악적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각 테마에 따라 사운드의 편성을 달리하여, 연주 악기와 일렉트로닉의 개별적 연관성을 구체화하며, 페테르의 음악적 특징을 섬세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친숙한 시네마틱한 표현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 방식은 복합적이며 나름의 다양성을 통해 풍부한 서사적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현악의 레이어를 중첩해 마치 드론과 같은 효과를 연출하는가 하면, 그 흐름 속에서 멜로디 라인을 통한 극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복적인 일련의 시퀀싱이 기악적 효과나 역할을 대신하는 등, 사운드 운영에서의 유연한 모습을 담아내기도 한다.

 

영화 음악적 서사를 모던 클래시컬과 일렉트로닉의 접점에서 다루고 있고, 종종 극적인 진행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전체적인 표현은 과장을 제한하고 공간의 확장에 엄격한, 나름의 균형적인 조화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때문에 그 분위기는 평온하면서도 적절히 감정선을 자극하는 안정적인 서사를 그려내고 있다. 통상적인 언어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적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표현이 그려내는 친숙함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