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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trock - Moods (Excelsior, 2018)

 

벨기에 출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David Poltrock의 신보. 자신의 성 폴트록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최근 1~2년 동안 여러 뮤지션들과 공동 작업을 선보이면서 서서히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그보다 더 오랜 준비 과정이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년의 준비 끝에 올해 International Piano Day에 맞춰 발표한 Mutes (2018)는 단번에 폴트록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이번 앨범은 그 후 88일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작업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88일이 지난 9월에 세 번째 Machines (2018)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이미 올해 피아노 데이 행사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Mutes, Moods & Machines 3부작의 완성 이후 전체 과정에 대한 감상이 이루어진 뒤에 조금 더 온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독립된 개별 앨범으로써도 그 가치는 충분히 확인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폴트록의 음악은 피아노라는 기본적인 악기의 중심적 역할은 강조되고 있지만, 여기에 여러 기악은 물론 빈티지한 전자 장비와 최신의 디지털 악기 등을 조합하여 창의적인 음악적 콘텍스트를 표현하고 있다. 모던 클래시컬 계열을 표방하는 작업 중 상당수가 이와 같은 유형의 방식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폴트록의 음악이 가장 선명하게 들리는 것은 이와 같은 악기들의 조합에서 볼 수 있는 뛰어난 유기성 때문이다. 서로 다른 결을 지닌 사운드가 조합을 이루지만, 단순한 기능에 의한 배열이 아닌 그 효과를 염두에 둔 편곡을 통해 극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피아노로 구성하는 테마 자체가 미니멀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펙트의 활용은 진행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이와 같은 효과 그 자체만으로 내러티브의 진행과 전환이 이루어지는 계기를 구성하는가 하면, 개별 곡을 통해 묘사하고자 하는 '감정' 혹은 '분위기'의 디테일을 깊이 있게 연출하기도 한다. 폴트록이 지닌 재능의 또 다른 단면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완성된 3부작을 더욱 기다리게 만드는 앨범이다.

 

2018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