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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st-Sun-Vision - Once a Honey (AMP, 2021)

피아노 Alice Hernqvist, 베이스 Aaron Mandelmann, 드럼 Mario Ochoa로 이루어진 스웨덴의 재즈 트리오. 전작 데뷔 앨범 Post-Sun-Vision (2018)에서 차분하고 관조적인 태도가 돋보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정통적인 규범에서 안주하는 오디너리 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리코딩은 이들 트리오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참신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특별 게스트로 트럼펫 연주자 Magnus Broo가 참여했다는 점 외에도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더욱 실험적인 자세를 취하며 미묘한 콘텍스트의 변화를 암시하기도 한다. 개방 공간에서 구성되는 사운드의 자율성은 확대되었고, 마치 다른 곳을 향해 시선을 두고 있는 앨범 커버처럼, 거리를 두며 관조적으로 서로를 관찰하는 듯한 태도는 흔히 말하는 북유럽적 정서에 더욱더 가깝게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개별 공간의 특징은 부각되고 전체 하모니의 구성에서 콘트라스트의 차이에서 오는 극적 대비는 이들의 유니크한 색감을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기존의 익숙한 음악적 규범들로부터 조심스럽게 일탈하며 낯선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동일한 프레이즈의 구조 안에서 서로 상이한 코드에 기반한 라인을 구성하거나, 진행 형식에서 보여주는 유연한 변칙 등은 음악적으로도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뮤지션들 각자의 창의적 경험을 응축한 시너지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202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