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Robohands - Shapes (KingUnderground, 2021)

영국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Andy Baxter의 앨범. 필요에 따라 제한적인 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한 정규 앨범 대부분을 앤디 혼자 녹음했으며, 세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역시 일부의 도움을 제외하고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등 기본 주요 악기들을 직접 연주한다. 재즈를 기본적인 언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엄밀함보다는 확장적 성격에 주목하여 주변 장르적 특성을 접목한 신선한 실험을 데뷔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의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사운드는 무척 볼드 하면서도 다면성이 지닌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다. 장르 복합적 특성을 보인 많은 뮤지션들은 결국 기존의 관습적 표현에 알게 모르게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앤디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절대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개별 뮤지션들의 경향적 특징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앤디 본인 자신도 70년대의 그루브와 80년대의 모던함 및 90년대의 힙합 비트 등에서 영감을 떠올린다고 밝히고 있듯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빈티지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분히 도회적이면서도 감각적이고, 진행 속에 숨어있는 위트 넘치고 재기발랄한 표현 등은 그만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무념무상의 단순한 즐거움을 원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2021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