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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Romed Hopfgartner - Pattern & Decoration (Col Legno, 2021)

오스트리아 색소폰 연주자 Romed Hopfgartner의 앨범. 녹음은 기타 Mahan Mirarab, 피아노 Oliver Kent, 베이스 Dragan Trajkovski, 드럼 Wolfi Rainer 등 퀸텟으로 진행되었고 보컬 Emily Stewart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개인적으로도 낯선 로메드의 이번 앨범을 생각 없이 듣고 나름 호기심이 생겨 검색했더니 10년 넘은 경력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전작들은 아쉽게도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이번 녹음만 놓고 들었던 인상은 안정적이고 참으로 편하게 연주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연주가 힘없고 분위기가 처진다는 것은 아니다. 다이내믹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합을 바탕으로 각자의 에너지를 아끼면서도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에서 구성적 치밀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곡 하나하나 그 특징에 알맞은 색과 톤을 입혀가는 방식은 세련되었고, 무엇보다 지나친 과장이 없어 편안하다. 전체적으로는 재즈의 전통적인 어법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며 그 표현에서도 특별히 벗어나는 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표현이지만 멜로디나 하모니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섬세함이 곁들여지면서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받게 만든다. 도입에서 멜로디 악기들이 구성하는 유니즌 및 각종 프레이즈나 솔로 공간을 개방할 때 뒤에서 하모니를 연출하는 방식에서 음악적 일체감이 주는 편안함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게 된다. 지나치면서 듣는다면 그리 눈에 띄는 대목은 없을지 몰라도,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에서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싶다. 잠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하기도 결코 쉽지 않음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2021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