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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Roscoe Mitchell - Bells For The South Side (ECM, 2017)


1940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미국의 색소폰 연주자 로스코 미첼의 신보. ECM에서는 7년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며 Art Ensemble of Chicago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40년 가까운 시간을 레이블과 함께하는 셈이다. 현대음악총서라는 레이블의 위상이 확립되기까지 미첼과 같은 뮤지션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반대로 AACM과 같은 창조적 뮤지션들의 진보가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에 ECM은 어떤 지원을 제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무의미할 듯 싶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일군의 뮤지션들에 의해 시카고 남부에서 태동했던 정치적 음악 활동이 유럽인들의 공감을 얻으며 많은 청자들에 의해 중요한 음악적 저항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연주자들과 레이블의 유대는 견고했다는 사실이고, 40여년이 지난 오늘 날까지 그 관계는 지속적이었다는 점이다. 이 앨범은 2015년 시카고 현대 미술관에서 AACM 결성 50주년을 기념해 The Freedom Principle: Experiments in Art & Music, 1965 to Now 라는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된 공연을 담고 있다. 미첼이 리드하는 총 네 팀의 트리오는 각각 과거 AEC의 뮤지션들이 사용했던 악기가 진열된 전시 공간을 배경으로 연주를 펼쳤고, 이후 극장에서 아홉 명 모두 모여 공연을 진행한다. 이들 트리오는 이번 행사를 위해 결성된 것이 아니라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각기 다른 인연과 공간 속에서 실재 결성되고 활동했던 팀들이라 그 의의가 남다르다. Jaribu Shahid와 Tani Tabbal은 1970년대 초 유럽에서 돌아온 미첼이 결성한 Sound Ensemble의 멤버였고, Hugh Ragin과 Tyshawn Sorey는 70년대 중반 이후부터 뉴욕에서 같이 활동했으며, Craig Taborn과 Kikanju Baku는 90년대 런던, 그리고 James Fei와 William Winant는 비교적 최근 LA에서 미첼과 인연을 맺게 된다. 미첼 개인은 물론 AACM이나 AEC의 지나온 음악사를 총괄하는 뜻 깊은 의미는 물론 이들 음악의 현재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어쩌면 발매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앨범이다.


2017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