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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Keberle's Collectiv do Brasil - Sonhos da Esquina (Alternate Side, 2022)

미국 트롬본 연주자 Ryan Keberle이 리드하는 브라질리언 프로젝트 밴드 Collectiv do Brasil의 앨범. 1990년대 말에 데뷔한 라이언은 여러 유명 뮤지션들의 밴드와 그룹에서 활약했고 다양한 재즈 프로젝트에 참여며 경력을 쌓아왔으며, Catharsis라는 자신의 퀸텟을 결성해 10년 가까이 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피아노가 없는 카타르시스는 여성 보컬을 전면에 두고 그루브와 인디 록의 감성을 결합해 풍부한 음악적 발성을 보여줬는데, 이번 작업에서 브라질리언을 모티브로 하는, 어쩌면 라이언의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는 조금은 색다른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작업은 라이언이 Hunter College의 음악 프로그램을 지휘하기 위해 브라질 방문 중에, 피아로 Felipe Silveira, 베이스 Tiago Alves, 드럼 Paulinho Vicente 등을 만나며 진행된 일련의 협연이 계기가 되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트리오는 이미 20년 가까이 함께 활동을 이어온 그룹으로, 이미 많은 뮤지션들과의 협연을 통해 북미와 브라질의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공유해온 팀으로 알려졌다. 트리오의 입장에서는 기존 협업의 연장일 수도 있고, 라이언에게는 새로운 음악적 전통을 수용하는 시도일 수도 있었는데, 앨범을 들어보면 CdV 쿼텟이 보여주는 음악적 케미스트리는 마치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된 단일한 음악적 표현의 규합이라는 인상을 줄 만큼 무척 긴밀하고 내밀하다. 포근한 남성적 톤을 지닌 라이언의 트롬본이 전면에 서 있으면서도, 모든 양식의 프레이즈에 여유롭고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반응하는 트리오의 견고함은, 쿼텟의 공간에서 완성되는 연주의 일체감을 확실하게 전달한다. 이와 같은 CdV만의 안정적인 앙상블은 매력적인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그중에서도 남미의 전설적인 제작자인 Toninho Horta와 Milton Nascimento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은 여러 곡들은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다. 각각의 테마들은 우아한 멜로디로 변형을 이루며 진행되고, 개별 공간에 내재한 브라질리언 특유의 낭만적 열정은 유연한 개입을 이루며 쿼텟만의 여유롭고 온화한 하모니를 완성한다.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맞추려 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마치 자신들의 고유한 표현을 펼치면서도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는 듯한 편안함이 CdV 쿼텟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내재화된 남미적 열정이 낭만적 형식으로 표출되고 있어 더욱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앨범이다.

 

202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