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Roxane Métayer와 밴조 연주자 David Jarrín Zabala의 프로젝트 Sage Alyte의 앨범. 민속적 테마와 기악 연주에 기반하면서도 프로그래밍 이팩트와 신시사이저 등을 이용해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이다. 프랑스어권 뮤지션들에게 종종 볼 수 있는 현학적이고 집요한 관찰자적인 묘사가 이 앨범에서도 느껴진다. 라이브 형식의 진행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의식의 흐름보다는 세부적 묘사를 완성해간다고 느끼게 할 만큼 강박적인 인상도 강하다. 루프와 같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테마에 징이나 싸늘한 분위기의 효과음이 더해지면서 마치 원시 부족의 주술을 재현한 듯한 느낌도 드는데, 몽환적이라기보다는 오싹함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 강한 자의식이 강박적 형식으로 드러난 앨범이 아닐까 싶다.
202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