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Scott DuBois - Summer Water (Sunnyside, 2021)

미국 재즈 기타리스트 Scott DuBois의 솔로 앨범. 10년 이상 자연이나 환경과 관련한 일련의 테마로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스콧의 상징적 대표작은 아무래도 ACT 레이블에서 발매한 Winter Light (2015)와 Autumn Wind (2017)가 아닐까 싶은데, 이번 앨범은 이러한 계절 시리즈의 연장에서 이루어진 녹음이다. 쿼텟으로 녹음된 전작들과 달리 이번 녹음음 솔로로 진행되었다. 이전 작업들의 형식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사운드의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녹음이 솔로라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계절에 상관없는 차가운 기타 톤은 기존 앨범을 포함해 이번 녹음에서도 독특한 앰비언스를 연출하며 스콧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콧 자신을 상징하는 듯한 유니크한 기타 톤이기 때문에, 사운드 그 자체에서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계절의 느낌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밴드의 포맷을 통해 구현되는 종합적인 사운드와 그 효과를 통해 계절감을 담아내려고 했던 것은 아니냐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어떤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밴드 앙상블을 배제한 솔로로 여름을 표현한 것은 다소 의외인 것은 분명하다. 개인적 표현을 극대화할 기회에도 불구하고 스콧은 비교적 담백하고 진솔하게 솔로 공간을 채워가고 있다. 사운드의 잔향을 길게 활용하기 위한 리버브가 눈에 띄지만, 오버 더빙이나 루프 장치를 이용한 레이어링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모습이다. 덕분에 기타의 섬세한 표현과 더불어 스콧의 테크니컬 한 기량이 돋보이며 스트링의 배음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효과가 큰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모두 11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6번 곡을 중심으로 5-7, 4-8, 3-9, 2-10, 1-11 등의 연주가 서로 마주 보며 대칭을 이루는 듯한 바리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는데, 각각 강과 바다의 여정을 표현했고 이 둘이 한 곳에서 만나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름'보다는 '물'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앨범 전체에서 드러나는 차가운 앰비언스는 나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콧이 선보일 '봄'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202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