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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ean La'Brooy - Out Moving Windows (Analogue Attic, 2021)

미국에서 활동 중인 호주 전자음악가 Sean La'Brooy의 앨범. 얼마 전까지 션은 Alex Albrecht와 듀오로 Albrecht La'Brooy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오케스트럴 패드를 이용한 사운드 스케이프에 다운템포와 하우스 계열의 현대 작곡을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이후 미국으로 이주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게 된다. 공식적인 첫 결과물이 이번 앨범으로 션은 기존 활동을 통해 선보인 기본적인 언어를 바탕으로 연주 악기를 참여시키고 그 특성을 부각하여 새로운 표현과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예전 듀오 프로젝트에도 함께 했던 기타 Oliver Paterson을 비롯해 트럼펫 Fernando Ferrarone이나 트롬본 Kalia Vandever와 같은 젊은 미국 재즈 뮤지션의 참여가 눈에 띄는데, 션 자신의 기본적인 장르적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어법이나 표현들을 활용해 이전과는 미묘하게 다른 음악적인 뉘앙스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일부 트랙에서 기존의 음악적 공간 속에 트럼펫과 트롬본 등의 라인을 배치하여 도회적인 느낌을 연출하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몇몇 곡에서 션은 키보드를 활용해 즉흥 스타일의 연주를 배치하고 전통적인 코드 진행을 통해 라이트 하면서도 감각적인 느낌의 스무드 재즈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도 본격적인 임프로바이징의 개방이라기보다는 재즈의 표현과 그 분위기를 차용해 기존 션의 음악적 특색을 강화하고 다면화하는 역할에서 제한된다. 실제로 기타 연주가 참여한 트랙들에서는 기존 듀오 프로젝트의 정서적 분위기에 이번 앨범에서 가미된 재즈 스타일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케스트레이션 계열의 패드로 전체적인 공간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구성하고 리얼 악기에 근접한 음향 특성을 보여주는 드럼이나 베이스, 그리고 필드 리코딩이나 일렉트로닉의 음향과 효과를 통해 디테일을 완성하는 기본적인 음악적 아키텍처에 더해 실재 연주를 레이어링 하여 이미지의 구체성을 더한다. 이 과정은 무척 자연스러운 플로우를 완성하고 있어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개별 사운드 사이에 드러나는 콘트라스트로 인해 묘한 긴장을 유도하기도 하여 이 역시 나름 매력적이다. 복합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감각적이면서도 사색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