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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ecret of Elements - Chronos (InFiné, 2021)

독일 작곡가 겸 프로듀서 Johann Pätzold의 프로젝트 Secret of Elements의 앨범. 피아노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독학으로 터득했고, 작곡 또한 자신의 노력으로 재능을 축적했다. 일렉트로닉을 바탕에 두었던 초기 음악에도 피아노와 같은 연주 악기의 비중을 높게 두었으며, 혼자서 본격적으로 SoE의 이름으로 활동을 진행할 무렵에는 클래식적 요소를 반영하고 현악과 앙상블에 이르는 기악적 특성을 수용하는 자신만의 독창적 영역을 선보이게 된다. 오랜 기간 동안 정신과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았고, 또한 사회 활동가로 활약하며 잠시 음악인의 생활을 멈추기도 했지만, 요한은 이러한 개인사를 자신의 음악에 녹여내는 진솔함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InFiné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작업들에서는 신화적 메타포를 앨범의 타이틀로 사용하며 자신의 고통과 욕망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마치 오케스트레이션을 연상하게 하는 웅장한 볼륨감과 다양한 텍스쳐의 사운드 스펙트럼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현악, 하프, 피아노 등 많은 게스트 연주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 구성 역시 화려한 사운드 트랙 앨범을 떠올리게 하는 시네마틱 한 내러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모던 클래시컬의 경향적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마치 일렉트로닉의 기음에 어쿠스틱의 배음을 얹어 하모닉스를 연출하여 독특한 앰비언스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아르코로 현을 내려치며 만들어낸 사운드를 조합해 이색적인 질감의 비트 루프를 구성하는 등 기존의 장르적 규범을 재구성하고 이를 교차해 활용하는 창의적 접근을 무수히 담아내고 있다. 기존의 SoE의 음악에서도 그러했듯이, 스케일과 규모가 확장된 오케스트레이션의 영역에서도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의 텍스쳐는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아무런 이질감 없이 서로에게 융합되는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계에 유럽 축구판과 같은 이적 시장이 존재한다면 SoE에 과감한 배팅을 해야 마땅하다.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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