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ound

Shadow Government - Time Travel (Blikflak, 2022)

덴마크 피아니스트 Carsten Kær, 베이스 Mads Houe, 드럼 Matias Fischer 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 Shadow Government의 앨범. 카르스텐은 솔로에서부터 자신이 주관하는 여러 프로젝트 밴드를 운영하며 20년 넘는 활동을 이어오는 덴마크의 대표적인 재즈 피아니스트다. 그중에서도 Carsten Kær Trio와 같이 전통적인 3인조 구성의 트리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와는 별도로 2020년 봉쇄로 인해 모든 활동이 중지된 기간에 ‘그림자 정부’라는 음모론 가득한 독특한 이름의 새로운 트리오를 결성했고, 이번 앨범은 그 첫 결과물이다. 기존 카르스텐의 트리오가 브라질 혹은 쿠바 등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적 요소에 기반을 두고 이를 북유럽적인 방식으로 수용한 독특한 성과를 보여준다면, SG의 경우 노르딕 특유의 정서적 분위기를 전면에 두고 있어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마스는 유럽 전역과 북미를 오가며 폭넓은 세션에 참여하며 연주자로서의 높은 기량을 인정받고 있고, 자신의 밴드는 물론 작곡과 편곡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며, 마티아스 역시 힙합에서 재즈에 이르는 폭넓은 장르적 표현으로 현재 많은 수요를 자랑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처럼 SG는 그 구성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의 복합성을 전재로 하고 있으며, 트리오는 이를 하나의 내밀한 구조로 엮어 북유럽적인 경향적 특성으로 담아낸다는 독특한 특징을 보여준다. SG의 연주는 치밀한 구조적 체계에 의지해 이루어지는 전개를 보여주는데, 개별적인 자율 공간은 상대적으로 제한되기는 하지만 진행 전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밀한 인터플레이는 물론 앙상블의 균형을 우위에 둔 밀도 있는 음악적 응집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만큼 피아노에 의해 주도되는 멜로디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데, 그 자체로도 다양성을 내포할 뿐만 아니라 비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채도로 다채롭게 펼쳐지는 카르스텐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노르딕 특유의 정서적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북미 스타일의 정통적 접근에서부터 스탠더드 양식에 이르는 나름의 편차와 스펙트럼을 허용하고 있어, 트리오 운영의 유연한 조합을 선보이기도 한다. 개별 공간의 위상보다는 균형 있는 앙상블에 중점을 둔 녹음이나, 사운드의 중첩에도 각 악기의 미세한 표현까지 잘 드러나도록 배려한 믹싱은 물론, 여음에 디스토션을 넣거나 소리의 섬세한 튜닝을 통해 미묘한 뉘앙스의 변화까지 포착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쓴 흔적 또한 눈에 띈다.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