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재즈 밴드 Shake Stew의 앨범. 신인 베이스 연주자 Lukas Kranzelbinder의 주도로 2016년에 결성된 SS는 데뷔작 The Golden Fang (2016)에서 원초적인 아프로비트와 재즈의 그루브를 결합한 감각적인 양식의 음악을 통해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후 매년 꾸준히 무대와 음반을 발매하며 그룹의 사운드는 더욱 정교하게 진화해가는데, 현재는 베이시스트 루카스 본인 포함 알토 색소폰 Astrid Wiesinger, 테너/플루트 Johannes Schleiermacher, 트럼펫 Mario Rom, 전자 및 더블 베이스 Oliver Potratz, 드럼/퍼커션에 Niki Dolp와 Herbert Pirker 등으로 이루어진 7인조 규모 라인-업으로 확장하게 된다. 두 명의 베이스, 두 명의 드럼과 퍼커션, 그리고 여기에 3개의 관악기로 이루어진 독특한 편성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의 연주는 드럼과 베이스로 연출하는 폴리포닉 한 원시적인 리듬 패턴을 바탕으로, 그 위에 브라스가 연출하는 다양한 양식의 프레이즈를 결합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번에 새로 참여한 요하네스트의 플루트가 더해지고 여기에 아스트리드는 일렉트로닉의 음향과 효과까지 활용하면서, 이전보다 더욱더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와 복합적인 구성의 레이어를 구성하여, SS의 스타일을 보다 정교하게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S의 변화는 첫 번째 트랙 “Unmight”만 들어봐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데, 폭넓은 공간을 활용하며 관악기들의 대위적 구성으로 시작되는 구성에서 확대된 편성이 들려줄 수 있는 다양한 질감의 응집은 큰 설득력과 몰입을 제공한다. 그 구성 또한 정교하여 마치 고전적인 양식의 엄밀한 계층적 나열을 보는 듯하다. 이후 다른 악기들이 개입하며 더욱 확대되는 레이어를 통해 기존 SS의 고유한 특색이 녹아내며 서서히 솔로 공간의 개방과 빌드-업을 이어가는데, 다소 거칠고 과감해 보이는 음악적인 분위기와는 반대로, 그 구성이나 진행은 상당히 치밀하고 정교한 인과성에 기반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하나의 곡을 두 개의 트랙으로 나누어 단순한 구성을 이루는 부분을 인트로로, 본격적인 진행을 이루는 부분을 구분하고 있는 여러 곡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도입에서 보여준 양식과 패턴이 이후 어떤 플로우로 전개될 것인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몰입을 위한 전조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상적인 구성보다 더 귀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것은 넓은 공간 속에서 에너지를 밀집하며 집단적으로 완성하는 화려한 앙상블인데, 아프로비트, 펑크, 재즈, 록 등의 요소들을 응집한 다면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집합적 표현을 연출하는 모습은 확실히 SS만의 고유한 특장점이다. 특히 즉흥의 공간에서 폭발하는 집단적인 에너지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응집한 듯한 최면적인 컬트를 경험하게 하여 상당히 강한 몰입을 제공한다. 1시간 10분이 짧게만 느껴지는 앨범이다.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