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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halosh - Rules of Oppression (Contemplate, 2017)


미국과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트리오 샬로쉬의 두 번째 앨범. 데뷔 앨범 The Bell Garden (2014)에서 워낙 강력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 대해 갖고 있던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전작을 뛰어넘은 신작이다. Gadi Stern (p), Matan Assayag (ds), Daniel Benhorin (b) 등의 호흡은 더욱 확장된 음악적 형식 속에서도 여전히 완벽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작에서는 트리오의 형식적 완성도에 많은 강조점을 두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보다 확장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재즈를 기반으로 락과 중동음악의 경계에서 펼칠 수 있는 다이나믹한 역량을 선보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현대 고전음악과 일렉트로닉 등의 영역까지 자신들의 관심사를 넓히려는 노력을 담아내고 있다. 때문에 트리오라는 고전적 포멧의 형식적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마치 그룹 자체가 집단 프로듀싱이나 디렉팅 역할을 하고 있는 "Poem of the Bull"이나 "Bond Villain" 같은 곡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Poem of the Bull"은 소규모 관현악을 활용한 편곡이 인상적인데, 기존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과 맞닿을 수 있는 접합점을 폭넓게 펼쳐내고 있다. 전통적인 블루스 형식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감각적인 스타일로 경쾌함과 다이나믹을 덧씌운 "Even Cowgirls Get the Blues", 집단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어 의외성이 난무하지만 그 자체로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들을 확대하는 "Video Games", 자신들만의 고유한 낭만적 서정을 해체하며 편곡을 완성한 "Blue Eyed Tattooed Lady", 그룹  Human League의 오리지널을 독창적으로 재구성한 "Don't You Want Me" 등 곡 하나 하나마다 분명한 색을 갖고 있으면서도 샬로쉬 특유의 유니크한 스타일이 관철되는 인상적인 앨범이다.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과 상상력으로 이미 자신들을 넘어 섰으니 더 이상 말로 표현한 칭찬은 무의미하다 하겠다.


201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