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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norri Hallgrímsson - Landbrot I (Moderna, 2020) & Landbrot II (Moderna, 2021)

아이슬란드 작곡가, 프로듀서 겸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Snorri Hallgrímsson의 미니 앨범 두 장. 개인적으로 OTT 서비스를 이용해 외국 드라마를 종종 관람하곤 하는데, 그러다 인상적인 배경 음악이 나오면 해당 작곡가를 검색해서 그의 음악을 찾아 들을 때가 있다. 스노리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작곡가로 형사사건을 다룬 Broadchurch (2015-2017) 시리즈에서 사건 중심의 서술 대신 극 중 인간 심리 내면의 감정에 천착하는 그의 음악은 개인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스노리스는 영상 음악을 전공하고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같은 아이슬란드 출신인 Ólafur Arnalds와 오랜 기간 협업 진행하며 여러 편의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노리는 클래식을 바탕으로 일렉트로닉, 합창 등의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이미지를 완성하는데, 우리가 흔히 아이슬란드 출신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들을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형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서적 공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두 편의 EP는 시노리의 피아노에 바이올린 Björk Óskarsdóttir, 비올라 Karl James Pestka, 첼로 Unnur Jónsdóttir가 참여해 섬세한 정서적 반영을 담은 실내악적 앙상블을 들려주고 있다. 두 EP는 1년 가까운 간격을 두고 발매되었지만 같은 시기와 장소에서 녹음이 이루어진 것으로 사실상 하나의 앨범으로 봐도 무방하며, 실제로 공유하는 정서적 분위기나 음악적인 콘텐츠에 있어서도 완벽하게 일치한다. 두 EP는 주로 스노리의 피아노가 전개를 담당하고 기본이 되는 테마들을 제시하며 바비첼의 현악은 전체적인 음악적 텍스쳐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피아노는 펠트 하게 튜닝된 사운드에 리버브를 이용해 투명하고 여린 분위기를 완성하고, 현악은 악센트를 최소화한 롱 레가토로 부드러운 텍스쳐의 라인들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쓸쓸하면서도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표현이나 극적인 전개를 배제함으로써 균일한 정서적 질감이 지속하도록 연주와 곡을 구성하고 있어 차분한 심미적 몰입을 끌어내기도 한다. 다분히 자기 성찰에 가까운 음악적 반영인 데다 일상적 감정을 다룬 곡처럼 느껴지지만, 그 정서가 소박한 행복과 온화한 내면과 맞닿아 있어 깊이 있는 잔향을 남기는 작업이다.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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