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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ontag Shogun - Patterns for Resonant Space (Youngbloods, 2017)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프로젝트 트리오 손택 쇼군의 근작. 피아노를 연주하는 Ian Temple, 테이프와 전자음향을 담당하는 Jeremy Young, 랩톱과 필드 리코딩을 맡은 Jesse Perlstein 등으로 구성된 손택 쇼군은 2006년에 결성 이후 음반 발매와 더불어 공연 중심의 활동을 펼치며 여러 뮤지션들과의 즉흥 연주는 물론 영상 및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영역의 작업에도 참여한다. 지난 과정을 거치며 미세한 음악적 변화는 있었지만 피아노에 의해 구성되는 추상적인 스케치에 전자 음향 등의 효과가 더해지며 이미지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작업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전체적인 음악적 아이디어에서는 표제적인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기도 하지만 그 구체적인 표현에서는 이미지의 형상화도 함께 드러나는 독특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음악적 형상화 과정에서 손택 쇼군은 음악과 소리의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며 둘 사이의 경계에서 자신들의 음악적인 위상을 포지셔닝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때로는 실험적인 형식으로 이러한 과정들이 표출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답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한다. 때문에 피아노의 공간은 전자 음향 및 효과음에 의해 대비되는 개별성을 지니지 않고, 두 요소는 끊임없이 상호 견제하며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 앨범 속에서 넓게 확장된 공존의 접점들은 다양한 이미지들로 존재하며 각기 다른 음악적 텍스쳐를 선보임으로써 '공명 공간의 패턴들'이 펼쳐지는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있다.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이러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의 음악이 친숙하게 전달된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확실히 기존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음악이나 앰비언트의 경향 속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흐름과는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어, 현대 음악이라는 큰 본류 속에서 이 움직임을 관찰해야 된다면 이들의 음악은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반에 미수록된 곡들을 EP 형식으로 발매한 Patterns Outtakes (2017) 역시 같은 맥락에서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1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