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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plashgirl – Field Day Rituals (Hubro, 2013)


Andreas Stensland Løwe (키보드, 피아노), Jo Berger Myhre (베이스), Andreas Lønmo Knudsrød (드럼, 퍼커션) 등 세 명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출신 그룹, 우브로에서 발매한 세 번째 타이틀이자 근작. 전작들에 비해 사운드의 질감이 조금은 더 두툼하고 풍부한 느낌은 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이 그룹의 음악적 특징은 이 앨범에서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리프나 코드 대신 사운드와 그것들이 중첩되어 만들어내는 효과가 중심이며, 각 곡마다 테마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진행 형식을 위한 테마와는 다른 형태다. 이는 포스트-락적인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때문에 이들을 어떤 장르로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재즈의 기본적인 근간을 이룬다는 형식적 특징도 해체되었고, 임프로바이징 역시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재즈가 지금까지 자신의 역사 속에서 유지해온 장르의 계방성을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의문들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경계에 대한 확장의 시도는 우리가 정의 내린 방식보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들 팀이 보여주고 있는 사운드의 응징력과 밀도는 방안 공기를 차갑게 할 만큼 유기적이고 긴밀하다. 사운드의 중첩과 효과가 중심이긴 하지만 차가운 진행 속에서 작은 불빛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의외의 서정성도 이 팀이 지닌 매력 중 하나다. 내가 만약 아이허라면 이 팀과 싸인한다.


201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