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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tefano Bollani - Que Bom (Alobar, 2018)


이탈리아 재즈 피아니스트 스테파노 볼라니의 신보. 우리에게는 ECM 레이블의 피아니스트로 알려지긴 했지만 막상 볼라니의 디스코그래피를 따라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의외의 순간들에 더 자주 마주하게 된다. ECM의 엄격한 규범적 성격에서 돋보이는 내밀한 서정 외에도 볼라니의 여유롭고 포근한 표현이 드러나는 대목들을 더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은 ECM의 발매작과 비교하면 볼라니의 다른 면을 접할 수 있는 연주를 담고 있으며, 동시에 피아니스트의 전체 작업과 대비해도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전달해주는 녹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볼라니의 앨범 중 이색적인 작업을 하나 꼽으라면 Carioca (2008)를 들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브라질리언 음악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주들과 대비를 이룬다. 이번 앨범은 10년 전 작업을 다시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설립한 Alobar 레이블을 통해 발표하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앨범에는 Jorge Helder (b), Jurim Moreira (ds), Armando Marçal (perc), Thiago da Serrinha (perc) 등이 기본 라인업을 이루고 있어 10년 전 작업과 거의 동일한 인적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전작에서는 기타와 피아노가 라인을 양분했던 것에 비해 이번 앨범에서는 피아노가 멜로디의 주요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기본 라인업에 참여한 인물만으로도 이미 화려하지만 이번 앨범 역시 눈에 띄는 많은 게스트가 참여하여 앨범을 보다 다채롭게 꾸며주고 있다. Caetano Veloso (v), Hamilton de Holanda (bandolim), Jaques Morelenbaum (clo), João Bosco (v, g) 등의 스타급 뮤지션이 참여한 장점을 충분히 반영하기라도 한 듯, 기본 라인업은 게스트의 음악적 특징이 잘 부각될 수 있도록 조화와 균형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앨범 전체는 볼라니 특유의 로맨틱한 분위기와 더불어 다양한 표현을 감상할 수 있다. 기분 유쾌해지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이다.

2018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