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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tephan Moccio - Lionheart (Decca, 2021)

캐나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Stephan Moccio의 피아노 솔로 앨범. 1990년대부터 이미 대중음악계에서는 플레티넘 넘버의 제작자로 이름을 떨쳤고,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같은 굵직한 국제 행사에서 그의 음악이 사용되는 등 북미는 물론 세계적으로 작곡가 및 프로듀서로서 상당한 인지도를 지닌 음악가이다. 2019년 Decca 레이블과 월드 와이드 공급 계약을 맺은 이후 스테판이 처음 선보였던 앨범이 Tales Of Solace (2020)였는데, 단출한 피아노 구성의 솔로 앨범이라 전혀 의외의 놀라움을 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앨범은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와 그에 따른 일상 폐쇄에 지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여, 소박한 표현을 통한 음악적 전략이 유효했음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번 녹음은 전작의 연속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동일한 음악적 구성과 내용을 담고 있다. '용맹스러운 사람'이라는 다분히 역설적인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이는 고립과 외로움을 견뎌온 오늘 이 시대의 보편적 인류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스페판은 일상적이면서도 익숙한 표현을 통해 자기성찰이 반영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사적 분위기와 일상성이 유독 강조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Esmé’s Waltz"와 같이 자신의 딸에 대한 애정이 담긴 연주뿐만 아니라, "Le vent et la jeunesse"처럼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을 반영한 곡 외에도, 자신의 정서적 내면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After Midnight" 등이 눈에 띄는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한편으로 "Havana 1958"이나 "Castles In Spain"과 같이 시공간적 구체성을 담아내며 음악적 상상력을 펼친 연주도 담겨 있는가 하면, "Le Jardin de Monsieur Monet"나 "Alice's Wonderland"처럼 보편적 공통의 기억을 바탕으로 작곡된 곡도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앨범은 다분히 우리가 흔히 경험할법한 일상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나름 작가의 치밀한 음악적 전략을 담아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는 업라이트를 이용해 연주를 진행하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메커니컬 사운드까지 채집하여 우리 주변에서 감상하는 것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경험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리버브나 잔향을 통해 그와는 대비되는 듯한 고립된 공간감을 연출함으로써 작가의 의도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에 기억에 강하게 남을 만큼 강한 인상을 지닌 멜로디를 중심의 진행을 통해 선명한 음악적 서정을 전달한다. 때로는 스페판의 기존 대중음악적 표현이 연상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주류 뮤지션들의 성과가 묘하게 모버 랩 되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와 같은 묘한 기시감이 이번 앨범이 지닌 음악적 설득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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