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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Baker - Tonic (Ubuntu, 2022)

영국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Steve Baker의 앨범. 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스티브는 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미디어 작곡 분야에서의 베테랑으로 전해진다. 10대 시절부터 키보드 연주 및 프로그래밍을 통해 업계에 입문했고 이후 엔지니어와 프로듀서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많은 뮤지션들과 작업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그의 이름은 비록 생소할지언정 그가 작업한 음악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이 많으며, 작곡을 통해서도 업계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번 앨범은 스티브의 첫 개인 타이틀로, 2010년대 초부터 현재의 타이틀로 작업을 시작했으며, 그 결실이 지금의 앨범이라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녹음을 위해 참여한 여러 뮤지션들의 면모인데, 색소폰/클라리넷 Mark Lockheart, 트럼펫/플루겔호른 Laura Jurd, 드럼 Ralph Salmins, 트롬본 Raph Clarkson, 기타 John Parricelli 등과 같이 중량급의 비중을 차지하는 유명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이들은 평소 스티브와 여러 작업을 통해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업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더블베이스 Tom Herbert, 전자 베이스 Robin Mullarkey, 기타 Dedi Madden, 첼로 Caroline Dale, 리코더 Richard Harvey, 퍼커션 Walter Mets, Ghatam V Suresh, 보이스 Angeline Morand, Carmen Daye, Lauren Christie 등, 스튜디오 풀 라인-업은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며, 여기에 Peter Illenyi가 지휘하는 Hungarian Studio Orchestra의 연주도 포함하고 있어, 오케스트레이터로서의 스티브의 일면도 함께 포착할 수 있다. 스티브는 이들과의 다양한 편성의 조합 속에서 피아노, 키보드, 기타 등을 연주하며 작곡 외에도 직접 연주에 참여하고 있어, 앨범이 포괄하는 전체 범위와 규모는 무척 다양하다. 대부분의 트랙에서 마크 록하트와 로라 저드의 라인이 전면에 배치되고 있으며, 연주는 재즈의 장르적 언어와 표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의 다양한 유형적 특징을 포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솔로를 비롯해 단출한 구성의 소편성에서부터 오케스트레이션이나 보이스를 이용한 백그라운드 하모니 등에 이르는 여러 편성을 통해, 각각의 양식에 특화된 고유한 표현을 기반으로 하는 편곡과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편성을 통해 표출 가능한 양식적 특징에 비교적 충실하여, 마치 교과서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갈하고 정돈된 표현이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개별 솔로 공간의 임프로바이징을 통해 참여한 뮤지션 개인의 창의적 표현을 개방하면서도, 전체 앙상블과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어느 한순간도 에너지가 과하거나 극적인 텍션을 연출하지 않는 안정감 또한 편안한 감상을 유도한다. 특히 이는 재즈 내의 다양한 콘텍스트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개별 양식의 고유한 특징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앨범 전체의 균일한 정서적 일체감을 완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인이 아닐까 싶다. 스티브 자신의 첫 개인 타이틀답게 이번 작업에는 그의 커리어가 포괄하는 다양한 재능들을 총괄한 듯한 인상을 주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느낌의 앨범이다.

 

202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