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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Stuart McCallum - Solitude (Edition, 2018)


영국의 기타리스트 스튜어트 맥컬럼의 신보. Edition 레이블에서 발매되는 두 번째 녹음으로 전작 City Live (2017)와 마찬가지로 5곡만 수록된 EP 형식을 취한다. 2000년대 중반 데뷔 이후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맥컬럼은 The Breath나 The Cinematic Orchestra와 같은 그룹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음악에 내재한 다면적인 성격을 드러내곤 했다. 그래도 여전히 재즈 씬에서 비중 있는 뮤지션들과의 작업을 통해 자기 음악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밝히며 꾸준한 성과를 축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작업 방식은 전통적인 재즈의 관행과는 동떨어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물론 게스트가 참여해 함께 협연을 펼치는 예도 있지만, 많은 경우 기타와 전자 악기 등을 이용한 오버 더빙이나 레이어링을 통해 솔로 공간을 중첩한 방식으로 자신의 음악을 구성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앨범 역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솔로 앨범이다. 이와 같은 솔로 작업은 그의 음악이 지닌 다면적인 특징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재즈 뮤지션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앰비언트나 모던 클래시컬의 관점에서 바라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음악적 면모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르적인 고착을 떠나 살펴보면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는 앰비언트적 지향 위에서 재즈적인 표현을 이용한 현대 작곡의 측면에서도 맥컬럼의 음악과 이번 앨범을 감상할 수 있다. 반대로 재즈의 개방성에 기반을 두고 특정한 장르적 지향점을 염두에 둔 확장의 결과로 그의 음악을 접해도 무리가 없다. 이러한 맥컬럼 음악의 다면적 특징 외에도 어쿠스틱과 전자 기타로 만들어내는 스타일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다. 플라멩코와 같은 스트레이트한 주법을 선보이는가 하면 루프와 효과를 이용해 복합적인 패턴을 만들어내는 음악적 상상력까지, 기타리스트로서 맥컬럼이 지닌 감각적 재능을 이 짧은 EP 안에서 두루 감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면성과 다양성이 뮤지션의 집약된 감정과 언어 속에서 일관성을 지닌다는 것은 흥미롭다. 고독의 창의적 발현이다.


20180618